[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에서 500m 금메달을 따내 부활을 알린 곽윤기(25·고양시청)가 "어느샌가 맏형이 됐지만 나는 구식"이라며 "어린 선수들에게 배우고 있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곽윤기는 지난 12~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4~2015 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500m 1차 레이스 결승에서 40초439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2013시즌을 끝으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던 곽윤기가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12년 1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10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2년만이었다.
부상 탓에 2014소치동계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던 곽윤기는 2년 만에 돌아온 대표팀에서 맏형이 됐다. 주장도 그의 몫이 됐다.
곽윤기는 "대표팀의 맏형은 맞지만 신세대 선수들과 비교하면 내가 구식"이라며 "어느샌가 맏형이 됐다. 이전에는 길러지는 입장이었다면 이제 누군가를 품어야 하는 입장이다. 주장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넋두리를 했다.
대표팀을 떠나있는 동안 배움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는 곽윤기는 "어린 선수들을 보면서 배우고 단점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2년만에 돌아온 국제 무대는 많이 달라져 있다고 했다.
"많은 것이 변했다"는 곽윤기는 "외국 선수들이 많이 올라왔다. 이제 한국을 쇼트트랙 강국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찰스 해멀린,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말고도 많은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졌다. 계주에서는 네덜란드도 견제 대상"이라고 전했다.
곽윤기는 "한국 선수들이 잘 하던 것은 중요한 포인트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고, 중요한 순간에 앞 사람을 추월하는 것이었다. 선두에서 앞 사람이 끌어주는 것도 한국이 즐겨하던 작전"이라며 "하지만 현재는 외국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만큼 이 작전을 잘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정도 추월하는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됐다. 그래서 외국 선수들이 적극적이다. 나처럼 체구가 작은 선수들은 체격이 비교적 좋은 외국 선수들이 치고 나오면 치인다"며 "이전에 준결승 정도 가야 힘들었는데 요즘은 예선부터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곽윤기는 "좋은 대표팀 감독님과 코치님을 만나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했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기대가 많이 된다"며 웃어 보였다.
곽윤기는 월드컵 3차 대회에서 500m 금메달을 딴 것이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가장 약한 단거리 종목에서 성시백의 뒤를 이어 해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다른 종목에 비해 기분이 남달랐다"면서도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