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박지원·정세균 의원이 17일 비상대책위원직을 사퇴한다. 그동안 당권주자들은 비대위원을 맡으면 안된다는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비대위원 사퇴는 곧 전당대회 출마를 뜻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빅3'의 동반사퇴로 차기 당권을 향한 거물들의 경쟁이 본격화된 셈이다. 내년 2·8전당대회를 앞두고 다크호스로 거론된 김부겸 전 의원은 불출마에서 최종 결정을 일단 유보한 상태다.
김 전 의원은 '빅3'의 비대위원직 사퇴에 맞춰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차기 당권경쟁은 '친노(친노무현)대 비노(비노무현)', '문재인대 반문재인'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이면 유력 주자들이 비노 진영과 적극적으로 결합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친노대 비노간 일대일 구도가 아니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 의원을 제외한 다른 주자들끼리 교통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김영환·박주선·조경태·김동철 의원 등 비노 진영에서 출마 뜻이 있는 다선 의원들이 단일화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 전 의원의 불출마가 확정될 경우 박영선 전 원내대표 등이 '제3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빅3'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전대 레이스를 앞두고 진용 꾸리기에 나선 것이다.
문 의원 측은 국회 인근에 캠프 사무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계파주의 탈피를 위해 개방성과 다양성을 화두로 캠프를 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기는 혁신-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보폭넓히기에 나선다.
정 의원 측도 실무진 구성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캠프 사무실은 정 의원의 싱크탱크인 '국민시대'가 있는 국회 앞 금영빌딩에 마련했다.
박 의원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잇다. 국회 앞 대하빌딩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대하빌딩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거 캠프로 썼던 명당자리로 '제왕의 기운'이 서린 곳으로 유명하다.
'빅3'의 발빠른 행보에도 공식적인 출마결심은 잠시 늦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비대위원직 사퇴 이후 곧바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잠시 숨고르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아직까지 전당대회 룰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대룰은 선거인단 구성비율을 놓고 계파간 막판 진통이 벌어지고 있고 2012년 6·9 전대와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참여한 시민선거인단 36만여명의 명부를 분실하는 등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