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감산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사를 표명하자 이에 반응해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현 수준의 석유생산량이 지속된다면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는 점이 유가 하락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WTI유가는 2009년 이후 5년 만에 50달러대를 기록했다. 브렌트 유가와 두바이 유가도 50달러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거래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0.99달러 내린 배럴당 59.9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석유거래소(ICE) 선물시장에서도 같은 날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0.56달러 하락한 배럴당 63.68달러에 마감됐다.
WTI 유가는 2009년 7월14일(59.52달러) 이후, 브렌트 유가는 2009년 7월16일(62.75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석유 감산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유가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11일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국제연합(UN) 기후변화 연차총회 후 가진 인터뷰에서 석유수출기구(OPEC)가 차기 총회 이전에 감산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OPEC 차기 총회는 내년 6월5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앞서 OPEC은 지난달 말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166차 총회에서 현 생산목표인 3000만 b/d(barrels per day)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세계 석유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제 유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 석유장관이 석유 감산을 일축하자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유로화 대비 미 달러화 강세도 유가 하락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유로화 대비 미 달러화 환율은 전일보다 0.41% 하락(가치상승)한 1.240달러·유로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경기지표 개선은 유가 하락폭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7%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0.4% 증가)를 웃돈 것이고 지난 3월(1.5% 증가)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한편 두바이산 현물 유가는 전일 대비 2.19달러 내린 배럴당 61.57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 유가는 2009년 7월 13일(60.50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