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다른 섹스코미디 영화가 성 개방을 요구한다거나 성의 자유를 외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희 영화는 성에 대해 우리가 가진 조금은 좋지 않은 이미지를 유쾌하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것으로 변화시켜보고 싶었습니다."
'기담'(2007) '무서운 이야기'(2012) '무서운 이야기2'(2013) 등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정범식(44) 감독이 새 영화를 내놨다. 코미디영화 '워킹걸'이다.
'워킹걸'은 남편과의 섹스보다는 일할 때 쾌감을 느끼는 여자 '보희'(조여정)와 섹스샵 주인이자 성 전도사로 불리는 '난희'(클라라)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정범식 감독은 2007년 '기담'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우수에 가득 찬 공포영화를 내놓으면서 한국 공포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들었다. 이후 내놓은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또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포영화만 연출했던 정 감독이 이번에는 장르를 바꿔 코미디영화를 내놨다.
정 감독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다"며 "흔한 섹스코미디 영화가 되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정범식 감독은 "독특하고 모험적인, 새로운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워킹걸'의 인물들은 이전의 한국영화에서 보이던 전형적인 인물이 아닌 새로운 인물이다"고 말했다.
영화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 최고의 배우들을 출연시켰다. 연기파 배우로 평가받는 조여정과 김태우, 한국영화계 가장 뜨거운 조연인 라미란, 배성우, 조재윤 등이 합류했다. 여기에 첫 장편영화에 도전하는 섹시아이콘 클라라가 합류했다.
정 감독은 "출연 배우 모두 시나리오를 보고 정말 재밌다며 선뜻 합류해줬다"면서 "힘든 요구에도 완벽하게 연기해준 배우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워킹걸'의 코미디는 기존의 코미디영화가 답습하던 배우 개인기 위주의 코미디가 아니다. 코믹한 상황을 먼저 설계하고 그 안에서 배우들은 웃기겠다는 강박관념 없이 정극 연기를 하는 식이다.
정범식 감독은 "조연이라고 해서 '감초' 혹은 '신스틸러'로 명명되기보다는 모든 배우가 한편의 잘 만든 연극 안에서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조여정(33)이 맡은 보희와 클라라가 연기한 난희가 섹스용품 사업을 동업하게 되면서 진행된다.
2010년 출연한 '방자전' 이후 줄곧 진지한 역할을 맡아왔던 조여정은 데뷔 후 처음으로 본격 코미디영화에 출연했다. "코미디 연기가 부담스러워서 걱정이 많았다"는 조여정은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영화였다"며 이번 영화 촬영에 대한 부담감을 표현했다.
하지만 그는 "배우들과의 호흡이 좋아 즐겁게 촬영했다"고도 했다. 정범식 감독과 배우 김태우, 클라라는 한목소리로 "영화에 대한 조여정의 헌신에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김태우(43) 또한 코미디 연기가 처음이다. 방송과 영화에 데뷔한 이후 그는 단 한 번도 코믹한 역을 맡은 적이 없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김태우는 데뷔 초에는 검사나 의사를 주로 연기했고 홍상수 감독을 만나면서는 찌질한 남자를, 최근에는 악역을 맡았다.
김태우는 "코미디영화를 좋아하고 꼭 코미디 연기를 하고 싶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코미디영화에 출연하고싶다"고 했다.
클라라는 '워킹걸'이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즐긴다"는 그는 "시나리오가 독특해 꼭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정범식 감독을 만나 난희 역을 꼭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클라라는 "최선을 다해 내 모든 것을 난희에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워킹걸'은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