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지난 1일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마무리 되면서 이제 재계의 관심은 임원인사로 쏠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부사장급 이하 임원인사를 이르면 오는 3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임원인사는 사장단 인사와 마찬가지로 승진폭은 최소 수준이 될 전망이다. 사장단 인사에서는 총 3명의 승진자가 나왔고, 이는 삼성 특검 등으로 그룹 안팎이 시끄러웠던 2008년(3명) 이후 최소 규모다.
삼성은 분기 영업익 '10조 시대'를 열었던 지난해의 경우 총 475명(부사장 51명·전무 93명·상무 331명)을 승진시켰다. 전체적인 승진 규모는 예년보다 다소 줄었지만,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데 기여한 무선사업부를 중심으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인 발탁 승진이 이뤄졌다. 또 신임 임원 승진자도 331명으로 2012년(326명), 2013년(335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실적부진에 빠진 만큼 승진은 최소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엇보다 '성과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원칙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해 실적이 저조한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칼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IM 부문과 소비자가전(CE), 디바이스솔루션(DS) 등 3개 부문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이중 실적이 급추락한 삼성전자 IM사업부는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신종균 IM부문 사장은 유임됐으나, 무선사업부에서만 3명의 사장이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동시에 물러났다. 무선사업부의 이돈주 전략마케팅실장, 김재권 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개발담당 사장 등 3명이 물러났고,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MSC)장이 글로벌마케팅전략실장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총 7명이던 삼성전자 IM부문 사장단에는 신 사장과 김종호 글로벌제조센터장,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만이 남게 됐다.
무선사업부 수장들이 대거 동반 퇴진하면서 IM부문 조직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재계에서는 IM 부문에서만 인력의 30% 가량이 감축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현재 IM부문은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 MSC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가장 많은 인력이 포진한 무선사업부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에 영향을 받은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전자 계열사들도 인사 한파의 영향권에 놓여있다. 이미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수장은 새로 선임됐고, 이에 따른 후속 임원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자 부품 계열사 수장 중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만이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지만, 삼성전기와 마찬가지로 실적부진이 계속 이어진데다 그룹차원의 경영진단까지 받고 있어 일부 인력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주주 반대로 합병이 무산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두 회사 수장들이 모두 유임되면서 합병 재추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합병 재추진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조직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 주목된다.
반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은 모두 올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장이 바뀐 삼성증권의 경우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삼성은 사장단 인사와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후 조직개편을 발표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조직개편에서는 MSC의 변화,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과의 흡수 합병 등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콘텐츠 사업을 담당했던 MSC는 무선사업부와 통합하거나, MSC 인력을 CE와 IM 부문 산하 소프트웨어 개발 쪽으로 배치되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또 삼성메디슨이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를 흡수합병하는 안이 이번 조직개편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MSC를 해체한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는데 해체는 아니고 약간의 개선 방향을 검토하는 걸로 안다"며 "조직개편은 임원인사가 마무리된 후인 다음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