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KIA 타이거즈는 이번 스토브리그 들어 센터라인의 공백이 더욱 커졌다.
당초 예상됐던 공백이기도 했다. 주전 유격수와 2루수였던 김선빈과 안치홍이 올 시즌을 마치고 모두 군 복무를 위해 자리를 비운다.
포수 차일목이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는데 잔류하지 않고 시장으로 나갔다.
여기에 올 시즌 주전 중견수였던 이대형이 kt 위즈로 떠났다. KIA는 kt의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 때 이대형을 20인 보호선수에 포함하지 않았고, kt는 당연히 이대형을 지명했다.
포수, 투수, 2루수, 유격수, 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은 수비에서 중요한 포지션으로 꼽힌다. 투수를 제외하고 야수들 가운데 이 자리의 고정 주인이었던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나게 됐다.
KIA의 김기태(45) 감독은 30일 광주 서구 내방동의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구멍이 생긴 센터라인을 내부 육성으로 메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KIA가 외부 FA 영입으로 빈 자리를 메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김 감독은 "외부 영입에 대해 내가 뭐라고 말하기 힘들지만 우리 팀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외부 영입보다 내부적으로 육성해 빈 자리를 메우겠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센터라인이 없다고 하는데 그런 말은 기존에 있는 선수들에게 실례가 된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있다. 내야수, 외야수 중에 그 자리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보면 '우리는 선수도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꿈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의 꿈을 짓밟는 것"이라고 말한 김 감독은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 그런 말 한마디에 선수들이 얼마나 상처받는지 아는가. 그런 평가를 받는 선수들에게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내부 경쟁'을 강조한 김 감독은 팀 리빌딩과 육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여러 선수가 경쟁할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만들겠다"며 "리빌딩이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KIA가 변화했다는 말을 들을 자신은 있다. 팀 내 육성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한우 구단주 대행도 "몇 년 동안 투자를 통해 하드웨어적인 준비를 마쳤다. 내부에 초점을 맞춘 리빌딩이 남아 있다"면서 내부 육성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팬들의 여론을 들끓게 만든 이대형의 kt행에 대해 김 감독은 "이대형을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을 때 감독의 마음이 어땠겠는가. 사이가 좋지 않다는 말도 있는데 사이가 안좋다고 내보내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팀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다보니 그렇게 됐다. 나를 제외한 9개 구단 감독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열 손가락을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 팀 상황상 그렇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