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거스 히딩크(68) 네덜란드 축구대표팀 감독이 라트비아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는 17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라트비아와의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조별예선 A조 4차전에서 6-0으로 크게 이겼다.
지난 8월 네덜란드 사령탑으로 복귀한 히딩크 감독은 이날 경기 전까지 치른 6경기에서 1승5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부진이 계속되자 히딩크 감독은 지난 8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라트비아에 패한다면 내가(네덜란드 대표팀을) 떠나는 것으로 알면 된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감독직을 내건 충격 요법이 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네덜란드 5위·라트비아 99위) 차가 크기는 하지만 네덜란드는 라트비아를 상대로 골잔치를 벌이며 히딩크 감독의 불명예 사퇴를 막았다.
경기 후 히딩크 감독은 "내 감독직은 중요하지 않다"며 "정말 중요한 점은 오늘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전반과 후반 3골씩을 터뜨렸다. 아르연 로벤(바이에른 뮌헨)과 클라스 얀 훈텔라르(샬케)가 2골씩을 책임졌고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제프리 브루마(PSV에인트호벤)도 1골씩을 보탰다.
벼랑 끝에서 1승을 챙긴 네덜란드(2승2패·승점 6)는 조 3위를 차지했다.
라트비아(2무2패·승점 2)는 5위로 내려앉았다.
같은 조의 체코는 아이슬란드를 2-1로 제압했다.
4연승을 달린 체코(승점 12)는 조 1위로 뛰어올랐다. 아이슬란드(3승1패)는 조별리그 첫 패배를 당하며 2위로 떨어졌다.
H조의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11분 안토니오 칸드레바(SS라치오)의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4분 뒤인 전반 15분 이반 페리시치(볼프스부르크)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3승1무를 기록한 크로아티아(승점 10)는 조 1위 자리를 지켰다. 이탈리아(3승1무·승점 10)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크로아티아 +9, 이탈리아 +4)에서 앞섰다.
이날 양팀의 경기는 크로아티아 팬들이 경기장 안으로 던진 폭죽으로 인해 10분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B조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무패행진을 이어간 이스라엘(3승·승점 9)은 조 1위에 등극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2무2패·승점 2)는 또다시 첫 승 달성에 실패하며 5위에 머물렀다.
같은 조의 웨일스는 벨기에와 0-0으로 비겼다.
웨일스(2승2무·승점 8)는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벨기에(1승2무·승점 5)는 4위로 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