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국내 기업들은 수출을 통해 100달러를 벌면 이 가운데 45달러는 중간재 수입 등을 통해 해외 기업에 내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6일 '수출 부가가치 유출률의 국제 비교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주요국에 비해 수출부가가치의 해외 유출이 과도한 편"이라며 "국내 기업의 수출이 1000달러에 달할 경우 447달러는 해외로 유출된다"고 밝혔다.
여기서 수출 부가가치 유출률은 총 수출액에서 해외로부터 들여온 중간재 등의 수입액 비중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수출부가가치 유출률은 44.7%로 ▲독일 30.1% ▲중국 23.3% ▲미국 19.9% ▲일본 18.7% 등보다 훨씬 높다.
수출 부가가치가 가장 많이 유출되는 나라는 중국으로 100달러를 수출할 경우 중국으로 유출되는 금액은 6.6달러에 달했다. 중국에 이어 ▲일본 및 유럽연합(EU) 각각 4.4달러 ▲미국은 3.9달러 등이었다.
주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수출에서 부가가치 해외 유출 비중이 높은 것은 우리의 경우 수출 확대에만 치중한 나머지 체계적인 산업 육성 및 발전의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수출 역사는 길지만 대부분의 업종이 고부가·고기술화하지 못하고 싼 가격을 내세운 '박리다매' 형"이라며 "가격경쟁력에 의존하는 수출이 지속되고 있고 주요 원부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단순가공하는 조립산업의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 수석연구위원은 "수출부가가치가 국내에 얼마 남지 않는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주력 산업의 투자 여력을 떨어뜨려 성장잠재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산업을 창조형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한편 소재·부품의 국산화, 기술경쟁력 제고 등의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