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한국을 찾은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45)가 더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빅리그에 도전해주기를 바랐다.
지난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한 리베라는 15일까지 4박5일 동안 한국 팬들을 만나는 등 일정을 소화한다. 음향 전문 기업인 하만 코리아는 자사 브랜드 JBL의 글로벌 홍보모델인 리베라를 초청해 홍보 겸 팬만남 행사를 하고 있다.
리베라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팬미팅을 겸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외국에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더 많은 외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메이저리그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도전을 당부했다.
그는 한국인 메이저리거인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를 직접 상대해보기도 했다면서 "정말 뛰어난 타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0년 뉴욕 양키스에서 박찬호와 함께 뛰기도 했던 리베라는 "박찬호와 동료로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추억했다.
이날 행사를 마친 후 제68회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세계리틀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과 만남을 가진 리베라는 "팬 분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관심과 응원을 보내줘야 한다"며 "이런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은 팬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사랑해요"라고 말한 리베라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는 직접 공을 던지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리베라는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간 뉴욕 양키스에서 뛰며 마무리 투수로 맹할약, 통산 1115경기에 나와 82승 60패 652세이브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했다. 1999년(45세이브), 2001년(50세이브), 2004년(53세이브) 구원왕에 올랐고 양키스의 5차례 월드시리즈 우승(1996· 1998· 1999· 2000 ·2009년)에 크게 기여했다.
◇리베라와의 일문일답
- 팬미팅은 어땠나.
"팬들의 열정에 감사하고 놀랐다. 한국에 이렇게 뜨거운 야구팬들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 한국 선수 가운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추신수와 류현진이 있는데 얼마나 알고 있나. 한국 선수 중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가 있는데 어떤 말을 하고 싶나.
"추신수는 클리블랜드에 있을 때 직접 상대해 봤다. 정말 뛰어난 타자다. 박찬호는 동료로 뛰었고,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문은 열려 있다. 많은 외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
- 마무리 투수로서 중압감을 어떻게 이겨내며 뛰었나.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었나.
"야구라는 경기는 다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100%를 모두 발휘하면 결과는 상관없다. 최선을 다했는지에 만족해야 한다. 졌으면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승패에 관계없이 100% 준비해야 한다."
- 제2의 인생을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은퇴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받은 혜택을 사회에 되돌려주는 것이다. 사회와 함께 일하는 것이 남은 생에서 가장 중요하다. 아내와 함께 교회를 설립하고 있고, 지역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일을 하는 것이 남은 인생에 중요하다. 남은 생의 다른 쪽에서 세이브를 할 생각이다."
- 컷패스트볼이 대표적인 구종이다. 우연히 발견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됐는지 설명을 해달라. 그리고 그 공은 어떤 의미인가.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다. 내가 컷패스트볼을 익히려고 노력한 것은 아니었는데 훈련을 하면서 캐치볼을 하다보니 이상하게 움직이는 공이 있었다. 던지다 보니 트레이드 마크인 컷패스트볼이 됐다. 17년 동안 컷패스트볼을 앞세워서 상대 타자를 압도해 왔다. 컷패스트볼이 움직이지 않은 적은 없었다. 지난해까지 끊임없이 움직였다."
- 트레버 호프만도 비슷한 시대의 걸출한 마무리 투수였는데 그의 기록을 의식하면서 뛰었나.
"호프만은 정말 역사적인 대단한 투수다. 먼저 활약했으니 600세이브를 먼저 달성했다. 하지만 더 오래 뛸 수 있는 체력을 하늘이 허락해서 그 선수의 기록을 넘어섰다. 기록을 의식한 적은 없다. 오로지 팀의 승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더 나은 기록이 됐을 뿐이다. 기록을 의식한 적은 없다."
- 이번에 데릭 지터가 은퇴했는데 그와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
"1990년에 내가 양키스에 입단했다. 1992년 지터가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했다. 내가 입단 초기 아파서 싱글A, 더블A 등을 모두 거쳤다. 그래서 계속 함께 뛰었다. 빅리그에서도 그와 많은 경기에 함께 했다. 지터는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승부욕이 강한 동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