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프로농구 서울 SK가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문경은(43) SK 감독은 웬만하면 싫은 소리를 잘 안 한다. "너무 물 같다"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에는 참지 않았다.
문 감독은 지난 24일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졸전 끝에 56-68로 완패하자 곧장 전체 미팅을 소집했다. 선수는 물론 스태프까지 모두 불렀다.
문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기고자하는 의지, 하고자하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질책했다"고 했다. 김선형은 "감독님께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다"고 했다.
그리고 맞은 26일 창원 LG와의 경기.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2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경기력은 기대 이하. 연장까지 끌려갔다가 77-69로 이겨 기사회생했다.
문 감독은 승리보다 선수들의 의지와 열정에 만족스러워 했다. 문 감독은 "결과를 떠나서 후반과 연장에 보여준 모습에서 투지와 열정을 봤다. 특히 애런 헤인즈와 박상오가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날리는 자세는 2년 전의 모습 같았다"고 했다.
SK는 지난 2012~2013시즌 44승10패 승률 0.815의 높은 성적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빠르고, 화끈한 공격농구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울산 모비스에 패해 아쉬움을 삼켰지만 '도련님 농구' '모래알 조직력'이라는 과거의 비아냥거림을 완전히 떨쳤다.
SK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팀 LG를 잡으면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4승3패가 돼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김선형은 "선수들 사이에서 신뢰에 문제가 생기고, 서로 짜증을 내는 경우도 있었다. 자연스레 균열이 갔던 것 같다"면서도 "LG와의 후반에 원래 우리의 모습이 나왔다"며 웃었다.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했던 외국인선수 코트니 심스가 오는 29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복귀할 예정이어서 전력 보강도 기대된다.
심스는 206㎝ 센터 자원이다. 헤인즈가 득점을 이끌다가도 상대의 선수 구성에 따라 심스를 투입해 쏠쏠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문 감독은 "심스가 돌아오면 다양한 색깔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헤인즈와 비교해서)출전시간이 많지 않지만 평균 6~7개 정도의 리바운드는 잡는다. 제공권에 도움을 준다"며 "다른 선수들이 느끼는 편안함도 상당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SK에서 3번째 시즌을 맞는 심스는 지난 시즌 11.2점 6.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문 감독은 LG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관중 앞에서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