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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9집 활동 이제 시작…호불호 앞 '숲속의 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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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숨가쁜 두 달이었다. 지난달 28일 지하철 티저 광고물 '아직 우린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가 신호탄이었다. 가수 서태지(42)의 대표곡 '컴백홈' 가사의 일부다. 

서태지는 "과거 '컴백홈'이 발표됐을 당시 청소년 또는 사회 초년생이었던 세대가 세월이 흘러 30~40대가 됐다. 이들에게 다시 한번 밝은 미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시대유감을 말하던 서태지는 시대공감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달 2일 아이유(21) 버전의 '소격동'을 공개했다. 이례적으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이 벌어졌다. 5년만에 발매한 9집 '콰이어트 나이트'다. 

서태지는 20일 앨범 발매 기자회견에서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대중과 미디어는 그의 변화에 내내 놀라워하고 있다. 만년 소년이었던 그는 이제 '삑뽁이'(서태지 딸 태명) 아빠다. 기존 그의 음원에 영감을 준 원천은 '저항'이었는데 이제는 '음악의 뮤즈인 딸'이다.

서태지의 변신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서태지는 역시 서태지'라는 평가가 우선이다. '콰이어트 나이트' 콘셉트는 동화지만 마냥 평범한 동화가 아닌 '그로테스크 동화'(잔혹동화)다. 음악과 프로모션이 대중적으로 변모했으나 그 안에는 여전히 서태지가 있다는 것이다. 반대편에서는 예전만 못하다고 주장한다. 가정이 생기면서 촉이 무뎌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역시 서태지

몽환적인 신시사이저 사운드의 '소격동'이 공개됐을 때 대중은 긴가민가했다. 하우스 비트를 기반으로 트랩, 덥스텝 장르에서 주로 사용되는 그로울(Growl) 등 다양한 실험적 사운드로 구성된 '크리스말로윈'에 대해서는 좀 더 낫다는 평가가 나왔다. 콘서트에서 비로소 '역시 서태지'라는 탄성이 쏟아졌다. 서태지의 미성이 묻히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사운드 완성도는 최근 국내에서 열린 콘서트 중 최고였다. 게다가 사방이 터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일궈낸 성과다. 

콘서트를 도운 서울기획의 이태현 회장은 "서태지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변함이 없었다"면서 "이번 콘서트에는 에너지를 더 쏟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서태지와아이들 2집 '하여가'(1993) 시절부터 그를 지켜봤다. 

총 9곡이 실린 '콰이어트 나이트' 수록곡도 나쁘지 않았다. 마치 롤플레잉 게임 음악처럼 통통 튀는 '숲속의 파이터'는 서태지 말마따나 "동화도 아닌 동요 같은 곡"인데 귀에 착착 감긴다. 또 다른 신곡 '잃어버린' '프리즌 브레이크' '나인티스 아이콘'은 실험적인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다.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는 미국 사이키델릭 록밴드 '엠지엠티(MGMT)'를 떠오르게도 했다.

앨범 자체의 콘셉트가 특히 눈길을 끈다. 잔혹동화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 팀 버튼이 연상된다. 영화 '가위손' '크리스마스의 악몽'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에서 그로테스크한 동화적 상상력을 뽐냈다. '가위손' 등은 따뜻하면서 애틋한 동화지만 손이 가위손인 소수자 '에드워드 시저핸즈'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콰이어트 나이트' 역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국군기무사령부가 있던 지역을 소재로 삼은 '소격동'과 권력자를 비판하는 노래로 읽혀지는 '크리스말로윈'이 그렇다. 

◇총기가 부족해졌다 

일부에서는 매번 신드롬을 일으킨 과거에 비해 파괴력이 약해졌다고 했다. '대중음악계의 문익점' '수입업자'라는 비아냥과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표절 의혹이 있었어도 그의 음악은 항상 새로웠는데 이번 앨범은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콰이어트 나이트'의 사운드는 세계적인 흐름에 편승했다는 지적이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서태지의 명성에 비하면 음악 자체의 파괴감이나 '지니어스(genius·천재)적인 면모'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아버지가 싫어하는 반항적인 음악'을 하던 서태지가 감성 코드로 변하면서 날카로웠던 촉이 다소 무뎌진 것 같다"고 봤다. 

몇몇 대중음악 관계자는 이번 서태지 음반에 대해 "할말이 없다"고 했다. 

서태지는 20일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외국의 그런(새) 장르를 보면 한국에도 소개시켜주고 싶은 '문익점의 마음'이 있었습니다. 1집 때부터 영향을 받은 팀은 그때 그때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번 음반에는 그런 것이 없어요. (9집에서 도드라지는) 일렉트로닉은 그간 리믹스를 통해서 시도했고 1집 '환상속의 그대' 역시 테크노믹스로 선보였죠. 그런 효과를 좋아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제 스튜디오 이름도 '테크노-티(T)'입니다. 그만큼 관심이 많은 음악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서태지, 음악인생 3기 시작하다 

많은 이들이 정규 9집을 '3기'로 규정한다. 서태지와아이들 시절인 1~4집을 1기, 솔로로 나선 5~8집을 2기로 본다. 서태지는 기자회견에서 "서태지의 시대는 90년대에 끝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공백기가 길지만) 새 앨범을 꾸준히 내고 있다. 적극적으로 소통할 자세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앨범의 호불호를 떠나 3기에서는 그의 음악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든다. 

'문화대통령'이라는 수식어는 "누군가가 빨리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했고 "음반을 내면 팬과 안티 팬의 컬래버레이션(협업/설전)이 일어나요. 그런 관심 덕분에 제 음악을 조금이라도 들으시면 환영이죠. 앞으로도 (팬과 안티팬의) 컬래버레이션은 환영"이라고 했다. 

서태지의 이번 행보는 '콰이어트 나이트' 수록곡의 제목인 '숲 속의 파이터'를 떠올리게 한다. 최근 자신을 둘러싼 온갖 구설과 루머에 음악으로 맞서는 듯하다. 그로테스크 동화는 시대 유감을 말하던 '문화대통령'에서 이제 '시대공감'을 노래해야 하는 아빠가 된 서태지가 선택한 최대치이다. 서태지는 앞서 컴백공연에서 9집 활동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서태지 3기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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