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상대편 더그아웃을 형해 불필요한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유니에스키 마야(33)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마야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서 앞서 양상문 감독을 찾아가 사과의 뜻을 밝혔다.
마야는 양 감독에게 "한국 야구를 무시한 행동은 아니었다. 흥분해서 거칠게 행동을 했다"면서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마야는 "평소 LG의 야구 스타일을 좋아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포옹으로 마야를 맞아준 양 감독은 "한국에 와서 좋은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나도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손을 맞잡았다.
마야는 지난 11일 LG전에서 4회초 4점을 빼앗긴 뒤 LG측 더그아웃을 보고 짜증 섞인 표정과 함께 스페인어를 내뱉었다. 두 차례의 스퀴즈 번트가 마야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눈앞에서 마야의 행동을 지켜본 양 감독이 분노를 참지 못해 마운드로 향하면서 두 팀은 벤치 클리어링까지 벌였다.
양 감독은 마야가 사과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스페인어로 욕을 했다. 내 눈을 보고 욕을 해서 나갈 수밖에 없었다"면서 "감독이 나가는 것은 잘못됐지만 내 눈을 직접 보면서 3~4번 정도 욕을 반복해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 감독과 마야의 냉랭해진 관계는 마야가 직접 더그아웃을 찾아 고개를 숙이면서 녹아내렸다.
양 감독은 마야가 돌아간 뒤 "처음 마야가 한국에 왔을 때 공에 침을 바르는 버릇이 있었는데 다음에 지적을 하니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하더라"며 "마야는 좋은 선수다. 나도 그렇고 다들 한 번씩 욱 할 때가 있지 않느냐"면서 더 이상 논쟁이 되지 않기를 희망했다.
한편 두산 송일수 감독은 마야의 전날 모습에 대해 "선수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었다. 스퀴즈 번트도 작전 중 하나다. 전혀 문제될 장면이 아니었다. 다만 마야가 외국인이라 생소한 작전에 흥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마야를 따로 불러 주의를 줬다는 송 감독은 양 감독의 반응에는 조금 아쉬움을 나타냈다. 송 감독은 "주심이나 더그아웃을 통해 어필을 했어야 했는데 감독이 직접 나오는 것은 자제해야 할 행동이었던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