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21 (토)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로이킴 "힘드시죠, 행복하세요"

URL복사

[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3일 동안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했다. 벙거지 모자를 눌러 쓴 남자의 얼굴에 수염이 거뭇거뭇 자라 있었다. 막바지 앨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을 무렵이었다. 

"힘들지 않은 삶이 있을까요? 그냥 '행복하세요'보다는 '힘드시죠, 행복하세요'가 더 맞는 표현 같아요. 힘든 일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짚고 넘어가는 거죠. 그런 앨범이에요."

느린 말투다. 주어와 술어의 순서를 종종 바꿨고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 쉼표를 뒀다. 한 마디 한 마디 신중을 기하는 눈치다. 특유의 굵은 목소리는 낮게 번졌다. 

"1집이 마냥 풋풋하고 살랑살랑 됐다면 이번 앨범에는 더불어 가고 싶은 마음을 목소리에 담았어요. 1집이 조금 서두른 감이 있었다면 2집은 오래 생각하면서 꼼꼼하게 체크하고 시도했죠."

가수 로이킴(21)이 8일 정규 2집 '홈(Home)'을 발표한다. 요즘의 트렌드로 따지면 '그 흔한' 선공개 곡도 없다. 

"선공개 곡이라는 게 앨범을 하루에 다 낼 수 있지만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잖아요. 그 것 때문에 서둘러서 선공개 곡만 먼저 준비하기 싫었어요. 앨범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건데 한 곡만 던져 놓으면 의미가 없어질 거 같았습니다."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운 앨범이다. 타이틀곡은 앨범 전체 분위기를 아우른다는 이유로 동명의 곡 '홈'으로 결정했다. 

"고충을 털어놓았을 때 저희를 먼저 위로하려는 존재들을 생각하면서 '홈'을 썼어요. 가족이거나 친구, 장소 등이 그렇겠죠. 저 같은 경우에는 공연하는 무대 위일 수도 있고요."

잔잔하게 시작한 곡은 스트링이 더해지며 웅장함을 더한다. '어디 아픈 덴 없니/ 많이 힘들었지/ 난 걱정 안 해도 돼/ 너만 괜찮으면 돼/ 가슴이 시릴 때/ 아무도 없을 땐/ 늘 여기로 오면 돼'라는 가사가 곡이 끝나도 오래 남는다. 

'위로'라는 키워드는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를 관통한다. 키워드를 통한 메시지는 대중과 자신을 동시에 향한다. 

"힘들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하는 건 위로를 받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다른 사람을 위로할 여유가 없는 요즘, 노래가 그 역할을 했으면 했죠. 노래 앞에서는 힘들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했어요."

로이킴은 지난해 6월 발표한 1집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선공개곡 '봄봄봄'을 히트시키는 등 화려한 데뷔였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서둘러 로이킴을 비켜갔다. '봄봄봄'이 표절 논란에 휘둘리면서다. 주목받던 신예는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한 몸으로 견뎌야했다. 음악 공부를 이어간다는 명목이었지만 로이킴의 미국행은 도피성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데뷔 후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어요. 많은 일이 있었죠. 그 시간 안에서는 짧았는데 되돌아보니 너무 긴 시간이었어요. 그 시간들을 돌아보며 결국에는 좋은 음악이 답인 거 같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죠. 힘들었던 감정에 너무 빠져있지 않으려 했고 그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내려고 했었던 거 같아요."

미국에서 학업을 이어가던 로이킴에게는 무대와 팬들이 '홈'이었다. '롱디'(Hold on) '가을에' 등 2집 수록곡들에서 '그리움'으로 대변되는 가을이 묻어나는 이유다. 

'나뭇잎들이 노랗게 물들 때쯤 내 가슴은 더 시려오네요/ 그대도 내 생각에 잠 못 이루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기다리나요/ 내 꿈은 소박합니다 그저 그대와 앉게/ 낙엽 쌓인 벤치 위에 해저물 때까지만 앉게.'('가을에' 중)

"'롱디'와 '가을에'는 1집 전에 썼던 곡이에요. 1집에 넣기에는 다운 템포라서 나중에 넣기로 했었죠. 그런데 미국에 있을 때 무대에 대한 갈증이나 공연에 대한 그리움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두 곡이 그때의 심정과 맞더라고요."

제법 먼 길을 돌아, 다시 찾은 집 가까이 오래 머물고 싶은 생각이다. "레전드가 되는 것도, 음악계를 섭렵하는 것도 제 목표가 아니에요. 그냥 오래 노래했으면 좋겠어요."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20조원대 2차 추경안 19일 국무회의 심의·의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추경안 심의를 위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경기 진작과 민생 회복에 주안점을 둔 제2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될 예정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은 이날 귀국하자마자 추경안 심의를 위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전날 국회에서 비공개 협의를 열고 22조원 수준의 2차 추경안 세부 내용을 최종 논의했다. 민생 회복을 위한 소비쿠폰(민생회복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1차로 보편 지급하고, 취약 계층에 대해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이 이 자리에서 확정됐다. 이 대통령은 순방 중에도 국내 경제 현안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순방 기간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한 강훈식 비서실장은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위한 국회 협력을 당부했다. 강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당정은 추경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회에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가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국민이 선택한 이재명 정부 경제 현안 해결 정책에 중점 둬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6.3 조기대선에서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나갔다. 6.3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50%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빗나갔지만 49.42%의 득표로 41.15%를 얻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1천728만표를 얻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득표의 배경으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데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7% 포인트 정도 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수진영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라는 본헤드 플레이는 잘못된 것이고 나라를 거의 망쳐버린 윤 전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직무수행에 여론조사 결과 70% 정도가 ‘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6월 둘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