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울리 슈틸리케(60·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공격수 박주영(29)의 대표팀 선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다음달 자신의 A매치 데뷔전을 앞두고 인천아시안게임과 K리그 등을 관전하며 한국 선수들을 살피기 위해 24일 입국했다.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과 관련한 질문에 "선수는 소속팀을 가지고, 경기에 뛰면서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면서 "소속팀이 없고 뛰지 않는 선수를 선발하는 것에는 부정적이라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날 소속이었던 박주영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났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활약을 펼쳐 새로운 둥지를 찾을 것으로 보였지만 유럽의 여름 이적시장이 끝날 때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했고 관련한 입장도 전하지 않고 있다.
이번 슈틸리케 감독의 박주영 관련 코멘트는 "다양하고 많은 선수들을 보고 싶다"던 그의 구상과 맞물려 과거 명성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대표팀 선발 원칙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는 반대로 16세 이하(U-16)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석권한 이승우(16·FC바르셀로나 후베닐 A)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아대회의 경기를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이승우는 성장하는 단계에 있는 선수이다. 꾸준히 지켜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축구는 인생과 닮았다. (이승우는)단계를 밟아가며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을 건넸다.
이달 초 감독으로 선임된 그는 지난 8일 입국해 3박4일의 일정으로 국내 팬들과 상견례를 했다. 이어 유럽으로 돌아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살폈다.
그는 "개인적으로 신분이 있는 아우크스부르크의 감독도 만났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마인츠를 제외하고 한국 선수들이 뛰는 곳을 모두 다녀왔는데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홍정호는 몸 상태가 정상이지만 현재 준비를 하는 단계이다. 구자철은 작은 부상이 있지만 좋은 상태를 찾아가고 있다. 앞으로 계속 지켜볼 것이고, 대표팀에서 함께 좋은 경기를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2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한국-홍콩의 아시안게임 16강전을 비롯해 주말에는 K리그 경기를 보며 대표팀 선발을 구상할 계획이다.
그는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평가를 받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내려 (대표팀 명단을)결론을 내릴 것이다"고 했다. 명단은 다음 주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한국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은 63위로 역대 가장 낮다. 이에 대해선 "꾸준히 FIFA랭킹을 끌어올리는 것도 나의 목표이다. 당장 다음달 파라과이와의 A매치를 시작으로 랭킹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했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 옆에는 아르헨티나 출신 카를로스 아르무아(65) 수석코치도 함께 했다.
그는 "한국 축구대표팀과 함께 하게 돼 매우 기쁘다. 감독님을 잘 보좌해서 한국 축구가 다시 강해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내에 있는 아파트형 레지던스에서 지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