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기대주 이준형(18·수리고)이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초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그랑프리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준형은 지난 23일(한국시간) 프랑스 쿠쉬빌에서 열린 2014~201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5.93점을 얻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술점수(TES) 68.57점, 예술점수(PCS) 67.36점을 받은 이준형은 전날 쇼트프로그램 67.88점을 더해 합계 203.81점으로 일본의 야마모토 소타(14·195.80점)를 무려 8점 가까이 따돌리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합계 179.16점을 얻은 알렉산더 사마린(러시아)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준형이 2011~2012시즌 이탈리아에서 열린 6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과, 2012~2013시즌 김진서(18·갑천고)가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3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피겨여왕' 김연아(24·은퇴)가 여자 싱글 부문 세계 정상을 호령했던 것과는 달리 남자 피겨는 상대적으로 척박한 수준이었다. 이준형, 김진서 두 동갑내기 라이벌의 성장에 기대를 걸어야 했다.
여자 피겨계가 김연아의 현역 은퇴 이후 '포스트 김연아' 찾기에 고민일 때 이준형이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프리스케이팅 주제곡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이준형은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에서 착지 실수로 수행점수(GOE) -2점을 당하는 등 출발이 좋지 않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완벽히 소화했던 것과는 달리 첫 점프에서 흔들린 이준형은 이어진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도 GOE -0.10점을 받았다.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를 깔끔하게 소화한 뒤 안정을 되찾은 이준형은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어텐션(에지 사용 주의)' 판정으로 한 차례 감점을 받았지만 나머지 연기를 무난히 마쳤다.
한편 여자 싱글 부문에 출전한 최다빈(14·강일중)은 합계 137.51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이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5)가 179.5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일본의 니타야 린(158.76점)과 글렌 앰버(미국·148.08점)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나눠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