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영국계 투자자들이 최근 매도 공세를 멈춘 후 주식 매입을 확대함에 따라 증시의 수급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들어 7월말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5조563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지난 7월에만 3조4460억원을 쓸어 담으며 코스피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 투자동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영국계 자금의 순매수 전환이다.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총거래규모(매수+매도)의 국적별 비중을 따졌을 때 영국계는 30%를 웃돌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입 상황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과 중국이 각각 1조9890억원, 1조8240억원을 사들이면서 매수세를 주도했다.
반면 영국계 자금은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총 4조599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영국계 자금은 대부분 '헤지펀드'다. 이들은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모멘텀이 약한 한국 시장 비중을 줄여온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 7월들어 영국계 투자자들은 순매수로 돌아섰다. 영국계 투자자들은 7월중 750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영국계 자금의 유입과 함께 외국인 매수세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은 "그동안 국부펀드 규모가 큰 미국, 중국, 중동 등이 아시아 시장 배분 차원에서 한국 증시의 비중을 늘려 왔지만 유럽계는 주식을 계속 팔았기 때문에 (상반기중) 코스피가 보합권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즉 영국계 자금이 국내 주식을 팔지만 않아도 신흥 시장 비중을 늘리는 국부펀드 등을 통해 자금 유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영국계 자금은 한 번 들어오기 시작한 뒤 매수 강도가 강해졌는데, 영국계 자금 유입의 가속화에는 중국 경제 지표의 영향이 크다"며 "3분기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에 오는 9월까지 영국계를 포함한 외국인 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7월 외국인 투자동향의 특징은 영국계 투자자가 16개월만에 순매수 전환했다는 점"이라며 "각국 연기금의 해외주식 투자 비중 증가 기조, 국내 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 기대감 등이 반영되면서 한국 주식 순매수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