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명장' 루이스 판 할(63)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지도자 인생을 마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판 할 감독은 19일(한국시간) 영국 스포츠 전문 방송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지도자 인생의 마지막에 와 있다. 그리고 맨유가 그 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1년 아약스(네덜란드) 사령탑에 오르며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판 할 감독은 이후 FC바르셀로나(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수많은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자국 네덜란드를 3위에 올려놓은 그는 올 시즌 맨유에 입성하며 영국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올해가 감독 인생 23년 째다. 맨유와는 3년 계약을 맺었다.
판 할 감독은 "2001∼2002년 사이 내 이름이 맨유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된 적이 있었다. 내겐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었다"며 "감독 경력의 끝을 생각해야 할 시기에 마침내 맨유를 맡게 됐다. 맨유는 내 마지막 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9년 전 55세가 되면 은퇴를 하겠다고 아내와 약속을 했었다. 그런데 나는 어느덧 63세가 됐다"며 "이제는 아내의 잔소리를 막기가 쉽지 않다"고 농담 섞인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판 할 감독은 '강철 튤립'으로 불린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꽃인 튤립과 판 할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조합해 팬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이에 대해 그는 "솔직히 나는 강철 튤립이라는 별명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아름다운 튤립이 애칭에 붙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꺾이지 않는다는 뜻을 지닌 강철은 내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행동한다"고 전했다.
맨유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7위에 그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뒤를 이어 맨유 지휘봉을 잡은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한 시즌 만에 경질됐다.
명가 재건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게 된 판 할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판 할 감독은 "(개막전에서 패하긴 했지만)인내심을 가지고 시즌을 풀어나갈 것"이라고 다지했다.
올 시즌 팀의 주장으로 웨인 루니를 선택한 것에 대해 그는 "루니는 내 전술 안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즐기고 있고 더불어 다른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며 "올 시즌 모든 경기에 루니를 투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