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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 내 아버지 이순신…이래서 '명량'은 영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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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권율(32)의 필모그래피에 ‘1500만’이라는 숫자가 새겨진다.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이 역대 최고 흥행속도로 사상 최다관객을 기록했다. ‘명량’을 넘어설 영화는 전무후무할 수도 있다.

“스코어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이 작품을 경험한 건 내가 배우생활을 하는데 원동력이 될 것 같다. 또 오래 대표작으로 남을 것 같아 행복하다”는 마음이다.

그러면서도 “감독님과 최민식 선배님이 많은 사람이 함께 영화를 봐주고 공감해주고 이순신 장군에 대한 공경과 존경심, 관심을 갖는 것에만 기뻐하자고 했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며 벅찬 감동을 억누른다. 오히려 “작품에 들어갈 때 내가 이 작품을 얼마나 잘해 낼 수 있을지 걱정했던 부분을 되새기고 있다”는 복기와 반성의 자세다.

권율은 주야장천 아버지 ‘이순신’(최민식)을 걱정하는 아들 ‘이회’로 살았다. “아버지 최민식의 마음을 읽는 것”이 이번 영화에서 그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였다. “이회는 장군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집중하고 크게 품고 안으려는 마음만 있으면 됐다. 오롯이 아버지의 안위를 걱정해야 했지만, 그분의 마음에 집중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다행히 현장 분위기가 도왔다. 실제 왜란이 일어난 조선 시대에 살고 있는 듯 혼동이 일 정도로 촬영장은 묵직하고 고요했다. 이순신과 그분을 믿고 대의를 위해 싸우는 군사들이다. “최민식 선배님부터 이순신에 대한 예를 갖췄다. 실화를 받아들이는 마음, 연기에 대한 순수함, 캐릭터에 대한 열정과 본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이순신 장군처럼 느껴졌다. 그 모습이 배우, 스태프에게도 자연스럽게 번졌다. 대부분의 배우가 대사 여부, 카메라에 담기는 정도는 생각하지 않고 장군님을 위해 싸우려는 마음이 컸다”는 것이다.

권율은 “연기하는 배우지만 1차 관객이기도 했다. 촬영하는 동안 감동이 밀려오던 순간들이 있었다. 놀라운 현장이었다”며 기억을 되새겼다. “모든 배우가 자신의 이익보다는 대의명분을 위해 대서사시의 한 부분을 담으려고 했다. 모두가 진심이었다. 20㎏이 넘는 갑옷을 입고, 액션을 하면서도 잃지 않으려고 했던 건 이 모든 일이 실제 상황이라는 숙연함이었다. 목숨을 걸고 싸웠던 선조들의 마음을 안다면 지루할 틈도, 힘들다는 투정도 할 수 없었다. 예를 지키기 위해 공을 들이는 마음으로 촬영했다”는 고백이다.

“거북선의 머리가 떨어지는 장면은 어렵고 위험한 촬영이었다.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면서도 NG가 나면 안 됐다. 눈앞에서 타오르는 불을 보고 단 한 명의 배우도 뒷걸음질치거나 뜨겁다고 빠지는 사람이 없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었기에 절망적인 기분이 계속됐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먹먹함이 오랜 시간 감돌았다. 남대문이 불탔을 때처럼 눈물도 나고 슬펐다. 먹먹했다.”

“영화적인 부분을 흉내 내고 그치는 게 아니라 진심을 보여주고 싶었다. 매일 기도하는 마음이었다”는 심정이다. 간접적으로 임진왜란을 겪은만큼 촬영장에서는 전우애도 넘쳤다. 모두가 다 똑같은 목표를 보고 있었기에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끈끈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김한민 감독과 ‘이순신’ 최민식의 공이 컸다. “감독님은 이 작품의 사실과 역사를 어떻게 사실적으로 전달할까를 고민했다. 최민식 선배님은 이 작품을 위해 모든 걸 내던질 수 있는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모두가 두 분의 얼굴을 보기 때문에 정서를 따라갔다. 가장 선배님이고 주연이었고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서 이순신 장군의 마음에 동요될 수밖에 없었다. 그 시대의 열정과 포인트를 놓치지 않으려고 모두가 노력했다.”

촬영 외적으로도 최민식과 밀접해지고자 했다.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는’ 숙제를 풀기 위해서다. 밥을 먹을 때도, 촬영이 끝날 때도 최민식을 찾았다. 함께 방에서 음악도 듣고 TV를 보면서 교감했다.

권율은 “촬영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많이 배웠다”며 고마워했다. “선배님이 ‘배우로서 자긍심을 잃지 마라’고 말해줬다. ‘본질에 접근해야 자긍심이 생긴다’고도 했다. 세속적인 것에 얽매이지 말라는 말이다. 도인이 되라는 말이 아니라 배우라고 떳떳이 얘기할 수 있는 만큼의 자긍심을 가지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잘 됐을 때 작품과 연기의 본질이 아닌 인간 권율이 드러나는 경거망동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잡아줬다.”

마음을 다한 영화의 결과물은 감동 그 자체였다. “현장의 감동이 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수많은 민초들이 아버지의 전장을 바라보며 감정을 표현해줬다. 다 함께 산 위에서 이기게 해달라는 심정으로 빌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모두가 자신을 내 던지는 마음으로 연기해서 탄생한 영화다. 그렇기에 ‘너희들이 잘 났다고 찍은 영화가 아니구나’를 대견스럽게 봐준다는 느낌이다. 그게 진심이다. 이 영화도 진심으로 봐줬으면 한다. 더불어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자신을 희생하고 지켜준 분들에 대해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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