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주조·금형·용접 등 뿌리산업을 세계 6위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14일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는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 발굴 ▲뿌리기술 전문기업 지정요건 완화 ▲전문인력 양성 등 뿌리산업 진흥정책을 펼치고 있다.
뿌리 산업은 자동차, 조선 등의 분야에 필수적인 주조, 금형, 용접 등을 가리킨다.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산업의 기반이 되는 기초 산업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제조업이 경쟁력을 높이려면 첨단 뿌리기술의 개발과 전문인력의 양성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청년층의 뿌리산업 취업 기피 등으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기술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동차 산업은 경쟁력을 유지, 강화할 수 없다. 뿌리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면 자동차 생산을 위해 해외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 금액도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정부, 연구인력 양성 등 종합 지원
정부는 뿌리 산업 지원을 위해 올해안에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을 발굴한 후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홍보 및 구직자와의 취업연계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뿌리기술 전문기업 지정 요건도 대폭 완화한다.
정부는 '핵심뿌리기술'을 보유하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지정해 기술개발·자금·인력지원 등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2018년까지 뿌리산업의 연구인력 150여명을 양성하는 한편 내년부터 국내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들을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숙련기술을 요구하는 뿌리산업의 특성상 정부의 개선책이 당장 현장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 지 여부는 미지수다.
정부는 뿌리산업의 육성과제로 ▲집적화·디지털화를 통한 낙후된 산업 이미지 탈피 ▲인력양성체계 재정립을 통한 종사자의 고령화·인력난 해소 ▲상생협력 기반 조성을 통한 수요업체와의 종속적 관계 청산 등을 꼽고 있다.
◇일본 등은 설계·구매·생산·판매를 종합적으로 지원
일본 등 외국도 뿌리산업 진행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06년 '모노즈쿠리 고도화법'을 제정해 뿌리산업 살리기에 나섰다. 일본은 뿌리산업의 설비 지원 뿐 만 아니라 설계, 구매, 생산, 판매까지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독일도 지난 2006년 발표한 '중소기업을 위한 연방정부 계획'에 따라 뿌리산업 육성책을 수립, 집행하고 있다. 규제 완화, 숙련 기술자 확보 등을 통해 뿌리 산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미국도 지난 2010년 제조업 증강법을 만들어 뿌리산업 육성책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뿌리기업들이 수입하는 원자재 관세를 철폐하거나 낮췄고 연방 연구소 또는 민간기업간 공동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지난 2009년 10대 산업 진흥정책을 통해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중이다. 중국은 자동차 내장재 금형, 금형 디자인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전문 인력 양성이 최우선 과제
전문가들은 뿌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승직 인하대 건축학부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적극 나서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해 뿌리산업을 외면하는 젊은 기능인을 돌아오게 해야 한다"며 "뿌리 없는 식물이 줄기를 뻗어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숙련 기술인이 없으면 뿌리산업 육성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세헌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아직은 숙련된 인력 등 소프트파워가 부족하지만 향후 얼마든지 한국과의 격차를 역전시킬 수 있다"며 인력 양성 등 종합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