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2014~2015시즌 유럽 프로축구 정규리그가 개막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 축구의 대들보인 해외파들도 기지개를 편다.
유럽 축구 빅리그 중 현재 한국 선수들이 진출해 있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는 각각 오는 16일과 23일 개막한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은 지난 9일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가장 많은 한국 선수들이 몸담고 있는 분데스리가에서는 손흥민(22·레버쿠젠)의 활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분데스리가에서 스타급 선수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은 지난 2014브라질월드컵을 통해 국제무대 경험까지 쌓았다.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레버쿠젠도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레버쿠젠은 지난 13일 대한축구협회에 손흥민의 2014인천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차출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당시 레버쿠젠이 대한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손흥민은 레버쿠젠의 중요한 선 수다. 정규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팀 전력을 고려해 손흥민의 차출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아직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손흥민에게 이는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에이스의 공백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만큼 팀에서 손흥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뜻이다.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올린 손흥민은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이상 득점에 도전한다. 앞선 2012~2013, 2013~2014시즌에는 12골씩(컵대회 포함)을 넣었다.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류승우(21)는 독일 2부 리그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로의 임대 이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전 무대에 서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류승우는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레버쿠젠으로 임대된 뒤 두 차례 교체 출전하는 데 그쳤다. 보기 좋은 허울보다는 실리를 선택했다.
'마인츠 콤비' 구자철(25)과 박주호(27)의 전망은 밝다.
구자철은 브라질월드컵에서 1골을 터뜨리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박주호는 몸상태가 좋지 않아 꿈의 무대에 나서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의 공헌도가 상당히 높아 컨디션만 회복한다면 주전 경쟁에 큰 걱정이 없다.
단 박주호는 와일드카드로 발탁돼 인천아시안게임에 출격한다. 시즌 초반에는 잠시 소속팀을 떠나 있어야 한다. 득실은 대회가 끝난 뒤에 알 수 있다.
지난 6월 호펜하임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 진출에 성공한 김진수(22)는 시즌 초반을 대표팀에서 보내게 됐다. 박주호와 함께 인천아시안게임에 나간다.
동료들과 실전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었지만 만약 김진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득이다.
'명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지동원(23)은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6)의 대체 선수로 낙점돼 노란색 유니폼을 입게 됐다.
구단 간판만 놓고 보면 지동원은 현재 유럽에 진출해 있는 한국 선수들 중 가장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출전 기회를 잡는 것이다.
도르트문트는 지동원 외에도 치로 임모빌레(24), 아드리안 라모스(28) 등을 함께 영입했다. 피 말리는 주전 경쟁이 불가피하다. 만약 지동원이 주어진 기회를 살려 꼭 필요한 순간 득점포를 가동한다면 명문 도르트문트에서 성공 신화를 쓸 수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수비수 홍정호(25)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당한 왼 발등 부상이 생각보다 심하다. 재활에 애를 먹고 있다.
독일에 진출해 1년의 적응기를 가진 만큼 올 시즌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치료가 우선인 상황이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정호는 이번 주부터 팀 훈련에 참가한다. 실전 복귀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프리미어리그의 기성용(25·스완지시티)은 누구보다 기쁜 마음으로 시즌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중원 사령관'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그는 브라질월드컵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회 종료 후 명성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 선더랜드로 임대됐다가 다시 스완지시티로 복귀한 기성용은 선더랜드, 아스톤 빌라 등으로부터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았다.
몸값이 올라간 기성용은 고심 끝에 원소속팀 잔류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는 지난 12일 웨일스 지역 매체인 '웨일스 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스완지에서 뛰면 경기력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돈보다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퀸즈파크레인저스(QPR)가 승격에 성공하며 윤석영(24·QPR)도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하지만 마냥 기뻐하기엔 이르다. 1부 리그 입성과 함께 QPR은 대대적인 선수 보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주전인 아르망 트라오레(25)의 벽도 높다.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함께 뛰게 된 김보경(25·카디프시티)과 이청용(26·볼턴)은 최근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존재감이 없어졌다. 한때 팀의 에이스로 꼽혔지만 이제는 이렇다 할 이적설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청용은 왓포드와의 정규리그 1라운드에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이 0-3으로 완패했다. 김보경은 블랙번 로버스전(1-1 무)에 결장했다.
이청용과 김보경 모두 소속팀에서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