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1일 “이번 (남북고위급) 접촉이 성사되면 드레스덴 선언이나 통일준비위원회 발족과 관련해서 북측에 소상하게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이번 제의는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해 남북 간에 당면한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협의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제의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 쌍방이 관심을 갖는 사항에 대해 논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9월에는 아시안게임도 있고 북한이 고위급 접촉을 수용하면 남북관계에서 중요 일정이 있게 된다”며“우리 정부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해 남북관계가 경색을 벗어나 발전의 선순환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또 “남북관계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 기조를 견지하면서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본격 가동되는 상황이 벌어질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여전히 남북관계가 경색됐고 북핵 문제가 존재하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대북제재를 위한 국제공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드레스덴 구상을 밝힌 것을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드레스덴 구상이 나온 직후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구상이 갖고 있는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면서 “북이 흡수통일 구상이라고 얘기하는 것과 다르다고 인식시키고 북한에 도움이 되는, 남북이 통일을 하기 위해 해나갈 필요가 있는 일들이라는 점을 충분히 얘기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드레스덴 구상도 북한이 호응해줘야 실천할 수 있는 것이며 북한이 드레스덴 구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위급 접촉이 이뤄질 경우 이산가족 상봉과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참가 문제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간 포괄적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접촉이 5·24제재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상호간에 관심사항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이지, 여기서 합의를 본다든가 타결을 짓는 자리는 아니다”면서“전제조건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에서 논의될 수 있을지는 확정해 말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 당국자는“(5·24 조치 해제에 대한) 공식적인 정부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면서“이번 고위급 접촉에서 구체적 논의를 해봐야 하며 5·24 해제와 금강산관광 문제를 두고 밀고 당기기가 벌어질 상황은 전혀 아니라고 본다. 이번 고위급 접촉을 시작으로 남북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기본적인 여건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제안한 19일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예정돼 있어 북측이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19일로 제안을 못박은 것은 아니고 북측이 원하는 날짜를 고려할 수 있도록 유연성 있게 제안을 했다”면서“과거 남북관계에서 보면 군사훈련을 할때 회담이 안 열린 것은 아니다”고 대답했다.
정부는 또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아시안게임 참가 문제와 관련해 국제관례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남북만이 아니라 아시아 모든 나라들이 참여하는 국제행사에서는 북한도 국제적인 기준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면서 “아시안게임에 북한 응원단이 오면 다른 나라 선수들이 갖는 여러가지 지위나 권한을 북한도 누려야되지만 남북관계이기 때문에 일정부분은 맞춰야되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고 거듭 밝혔다.
당국자는 현 남북관계에 대해 “긴장이 돼왔던 남북관계를 벗어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때”라며 “조바심을 갖거나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모든 일은 때가 있기 때문에 그 때를, 주어져있는 상황들을 잘 활용해서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한단계 발전시켜서 가동하는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