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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키다리 아저씨' 김진수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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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한국 핸드볼에는 흰머리가 지긋한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마케도니아에서 열리고 있는 제5회 세계여자청소년(18세 이하)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김진수(59)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 이야기다.

선수단장 자격으로 이곳에 온 김 부회장은 자상하고 포근한 할아버지의 인상을 지녔다. 단장이라는 직함 때문에 어깨에 힘만 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늦둥이 딸이 있다면 비슷할 나이의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낸다. 가벼운 농담으로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격려한다. 선수단 막내 박조은(16·정신여고)과 주고받는 영어 대화는 어느 나라 말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배꼽을 잡게 한다.

무엇보다 물심양면으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김 부회장이 단장으로 각종 국제대회에 따라다닌 것은 횟수로 21차례. 단장이 아니었던 것까지 포함하면 무려 30회 가까이 된다. 이때마다 사비를 쓰는데 액수가 상당하다.

김 부회장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선수단 전체에 모자와 선글라스를 선물했다.

3일 그는 "국제대회에 나가면 다른 나라 선수들은 한껏 멋을 내며 즐기는데 우리 선수들은 잘 그러지 못한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뙤약볕에 눈을 보호하라는 의미도 있다.

그리고 경기마다 가장 인상 깊은 활약을 한 선수를 2명씩 뽑아 포상금 100달러(약 10만4000원)를 전달했다. 활약이라는 명분만 만들었을 뿐 결과적으로 모든 선수들에게 돌아갔다.

훈련이 끝나면 어디선가 양손 두둑하게 아이스크림과 음료수 등을 사와 선수들의 갈증 해소도 돕는다.

김 부회장은 1966년 서울 미동초등학교 5학년 때, 핸드볼을 시작했다. 집안형편이 몹시 가난했다. '육성회비를 면제해 준다'는 말에 핸드볼부에 들어갔을 정도. 그러나 염광상고 2학년 때에 역시 집안형편 탓에 핸드볼을 그만뒀다.

고교 졸업 후에 군대에 다녀와 곧장 산업전선에 뛰어들었다. 한미연합사령부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한 것부터 청계천의 한 가게 점원, 도서 영업 등 안 해 본 게 없다. 가난의 대물림이 싫어서 자식도 딸만 한 명 낳았다.

그러다가 나름 안정적인 무역회사에 들어간 게 인연이 돼 지금은 다국적기업을 상대로 그들의 제품을 포장하는 회사를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고, 2002년 주위의 권유로 서울시핸드볼연맹 회장으로 핸드볼계에 복귀했다. 2006년부터는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도 맡았다.

배고픔을 안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에 대한 마음가짐이 유독 남다르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나처럼 가난했던 어린 선수들이 지금도 많다. 그런 선수들이 나처럼 도중에 꿈을 포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끝까지 자신들의 꿈을 이뤘으면 한다. 어쩌면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선수들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물질적인 지원이 전부는 아니다. 코트 바닥에 물기가 있으면 선수들의 부상을 우려해 직접 대걸레질을 하고, 땀 흘리는 선수가 있으면 옆에서 부채질한다.

골키퍼 훈련 중에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스스로 볼 보이(공을 챙기는 보조인력)를 자청한다.

선수들은 국제대회에 나오면 숙소와 경기장, 훈련장 외에는 거의 갈 곳이 없다.

김 부회장은 코칭스태프를 설득해 틈틈이 선수들에게 견문을 넓힐 기회도 준다. 개최지에 문화재나 박물관 등 명소가 있으면 대회가 끝난 이후라도 시간을 내 반드시 다녀오게 한다.

이번에도 일본과의 16강전까지 빡빡하게 6경기를 치른 선수단의 분위기 전환을 위해 세계유산인 오흐리드호수에서 보트관광을 제안, 실행했다. 선수들은 김 부회장이 준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 관광을 즐겼다.

이근미(39) 코치는 "선수들에게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물심양면으로 잘해주신다"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단장답게 매서운 승부사의 모습도 있다. 독일과의 8강전 도중에 독일의 한 관계자가 한국 벤치 뒤로 와 작전지시를 엿보려다가 김 부회장에게 걸려 된통 혼났다.

독일 관계자는 당황해 얼굴이 빨개졌고,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본 네덜란드, 노르웨이 관계자들은 "잘했다"며 김 부회장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김 부회장은 마지막까지도 선수들을 생각했다. "귀국하자마자 바로 집으로 보낼 순 없다. 인천공항 근처에 내가 잘 아는 쌈밥집이 있다. 거기서 밥을 먹여서 보내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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