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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이것은 광기…타는 냄새 나는 습한 영화 '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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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아내의 외도를 코앞에서 목격하고도 무심한 듯 돈뭉치를 던진다. 그러고는 '집'과도 같은 '전진호'로 돌아와 잠을 청한다. 선장 '철주'에게 '전진호'는 쉴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다. 낡아빠진 어선이지만, 이마저도 잃어버리면 갈 곳이 없다.

배우 김윤석(46)은 영화 '해무'에서 끝없는 상실감에 빠졌다. 사랑하는 '전진호'가 감척 사업 대상이 되자 사람을 낚는 일(밀항자를 나르는 일)의 유혹에 빠진 게 화근이었다. 한 가족이었던 선원들의 신뢰가 삐걱대기 시작하고 밀항자들에게 문제가 생기자 '철주'는 윤리를 무시한 '악마'로 변해간다. 

김윤석은 "이 영화는 밀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요즘에는 흔치 않은 사람 이야기가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살인의 추억'의 시나리오를 쓴 심성보 감독의 연출작이다. 그러나 감독과 제작자에게 기울어 출연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잘 짜인 시나리오가 좋았다. 원작인 연극 '해무'도 인상적이었다. 

영화 '추격자' '황해'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중 가장 센 캐릭터이기도 하다. "선장이라는 사람은 총대를 메야 한다. 영화 '얼라이브'를 보면 인육을 먹는다. 그 와중에 몇 여성은 인육을 못 먹는다고 하지만, 나머지는 먹는다. 가장 먼저 먹는 사람이 누구냐가 문제다. 우리 영화와 비교할 때 첫 스타트를 끊는 사람이 '철주'다"고 풀이했다. "'철주'는 도덕과 윤리를 빼면 가장 이성적인 사람이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주의다. 그렇지 않으면 다 죽기 때문이다."

이성은 후반부로 가면서 광기로 변질한다. 클라이맥스에서 폭발하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 정도다. "배우가 신도 아니고 제작진이 말도 안 되는 짓을 시켰다. '마지막 감정을 초반에 어떻게 표현하라는 거냐?'고 많이 다투기도 했다. 하지만 촬영 여건이 그렇게밖에 안 됐다. 바다에 가서 일하고 집에 오면 쉬어야 하는데 마누라는 바람이 나 있다. 철주는 결국 다시 배로 돌아간다. 이 사람은 집이 없다. 집이 사라지는 가장의 절실함을 쏟아내려고 했다. 우리 아이들이 있는 집이 무너지면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 같다"는 고백이다.

촬영의 70%는 실제 배 위에서 이뤄졌다. 거제도, 마산, 통영, 부산, 여수 앞바다 등 전국의 바다를 돌아다녔다. "동선을 잡기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배우보다 스태프들이 더 힘들었다. 카메라 받침대가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 10배는 더 힘들어진다. 촬영 팀은 바지선에 있고, 우리는 그 옆에서 촬영했다. 장비를 실어 날라야 하니 죽어났을 것"이라며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윤석은 "배우들이 바다 영화를 찍고 나면 다시 안 찍는 이유가 있다. 태양의 각도가 너무 시시각각 변하니 촬영도 힘들었다. 광(光)의 위치에 따라 바지선과 배를 움직여야 했다. 촬영은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4시가 되면 끝내야만 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찔했던 순간도 있다. "바지선에서 배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위험했다. 거길 건널 때마다 지키는 사람들이 있었다. 잘못해서 빠지면 물의 압력 때문에 배 밑으로 빨려 들어간다. 스태프들, 배우 모두 긴장하며 다녔던 기억이 있다."

여수 사투리도 익혀야 했다. "여수 사람에게 배우며 연습했다. 하지만 가장 전라도 사투리 같지 않은 게 여수 사투리다. 말하는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끼리 제약받지 말자고 합의했다. 스태프 중에도 여수 출신이 있는데 말투가 다 다르다. 백일섭 선생님도 여수 분인데 다른 여수 사람은 선생님의 말투가 여수 사투리가 아니라고 하더라. 또 여수에서 배 타는 사람을 만나보니 인천, 강원도 등 다른 지역 선원들이 많았다"며 웃었다.

힘들었던 작업이지만, 얻은 것도 많다. 가장 먼저 봉준호라는 사람을 알게 됐다. "그분의 작품을 직접 해본 적이 없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만난 이 분은 참 멋진 사람이고 대단한 사람이었다. 인격적으로도 훌륭하고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세계적이다. 어디 내놓아도 걱정이 안 되는 감독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글로벌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상대배우인 그룹 'JYJ' 박유천을 '스펀지'로 정의했다. "박유천이 가진 최고의 장점은 스펀지같이 다 흡수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는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애는 아니다. 스스로인지, 강요받았든지 독립심이 있다. 박유천의 표정이 증명해준다. 편집으로도 표정은 바꿀 수 없는데 그 친구의 표정에는 긴장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 나이 배우가 그런 적이 없었다"고 칭찬했다.

"요즘 유아인, 최승현, 박유천 등 젊은 친구들과 작업이 많다. 늙어 보이기 싫어 옷을 잘 입고 싶은데 잘 안 된다. 편한 옷밖에 안 입게 된다. 그 친구들은 신발이 어디서 난 건지 다 안다.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는 인간의 본성인 사랑, 욕구, 돈, 권력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의 본성에 대해서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두루두루 찾고 있다. 즐겁게 사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다 보니 집밖에 잘 안 나간다. 고립돼 있다. 그래도 박유천과 최승현을 안다. '빅뱅' 'JYJ' 다 안다. 수지도 안다"며 눙쳤다.

'해무'는 여름영화 4파전 중 가장 마지막에 관객을 만난다. '군도' '명량' '해적'과 달리 청소년관람불가 딱지도 붙였다. "우리 영화는 뭔가 타는 냄새가 난다. 습한 무언가가 코로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요약했다. "좋은 작품은 관객이 외면하지 않는다. 그거 하나만 믿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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