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지난해 록 페스티벌의 열기를 설명한 곡이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을 찾은 밴드 '펀(FUN).'의 '위 아 영(We are young)'이었다면, 올해는 미국 록밴드 '보이스 라이크 걸스(Boys Like Girls)'의 '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The Great Escape)'가 후보다.
"그걸 갖다 버려. 어제는 잊어버려. 우린 대탈주를 할 거니까. 그들이 하는 말을 듣지 않겠어. 어쨌든 그들은 우리를 모르잖아. 그게 타버리는 걸 봐. 그냥 죽게 내버려두라고. 우리는 드디어 자유니까. 오늘 밤."(Throw it away. Forget yesterday. We'll make the great escape. We won't hear a word they say. They don't know us anyway. Watch it burn. Let it die. Cause we are finally free tonight.)
밴드 이름, 곡 제목이 낯설다고 해도 당신은 이 곡을 들었을 확률이 높다. 당신이 축구를 좋아한다면, SBS스포츠가 내보내는 EPL 경기 하이라이트에서, 게임 '스타크래프트' 좋아한다면 스타리그 중계방송에서, 탤런트 이민호의 팬이라면 그의 도넛 CF에 삽입됐던 곡인 까닭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 응원 CF에도 배경으로 깔렸으니, 이쯤 되면 '국민 CM'이다.
"우리의 음악이 한국에서 BGM으로 많이 쓰인다고? '원더풀'한 이야기다. 7~8년이 지났는데 이 곡이 아직 많이 사용되고 불린다는 게 기분 좋다. 내가 지금 들어도 신이 나긴 한다. (웃음)"(폴 디조반니·기타)
마틴 존슨(보컬·기타), 폴 디조반니, 모건 도어(베이스), 존 키프(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 '보이스 라이크 걸스'가 '2014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로 국내 팬들과 만난다. 밴드에서 기타를 치는 폴 디조반니는 주최 측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 기다려왔다. 최고의 음악팬들이 있다는 얘기도 종종 접했다. 직접 만나서 라이브로 우리의 음악을 들려줄 생각을 하니 신 난다."
이들은 2007년 셀프타이틀 데뷔 앨범 '보이스 라이크 걸스'를 발표, '스핀' '앱솔루트 펑크' 등 다수 매체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밴드 멤버들의 수려한 외모도 역할을 했다.
"그때 활동했던 기억은 가물가물한 것 같다. 그때는 그냥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었다. 물론 나이는 어렸지만 우리는 연습시간이나 곡에 대한 애착은 당시 유명한 밴드들 못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머릿속에는 음악밖에 없었을 때니까. 우리가 달성했던 것들을 회상하면 아직도 기분이 좋아진다."
청량감 넘치는 멜로딕 이모 팝·록 사운드를 추구한다. 2009년 2집 '러브 드렁크(Love Drunk)', 2012년 3집 '크레이지 월드(Crazy World)'를 통해 탁월한 멜로디 감각을 뽐냈다.
"그 몇 년 사이 우리도 성장했다. 우리는 음악을 지속해왔으나 '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의 영향이 크긴 했다. 항상 대중음악을 만들었고 마지막 앨범에는 약간의 컨트리 록을 가미했다."
밴드 '에어로스미스', 록&롤 가수 톰 페리(64), 트럼펫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1926~1991)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 향후 '보이스 라이크 걸스'가 선보일 음악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우리는 록을 가장 사랑하지만 다른 장르의 음악도 연주해보고 연구도 한다. 두 번째 앨범을 만들 당시 우리는 우아한 느낌의 작업을 좋아했었고 그쪽으로 조금 더 나아가 볼지도 모르겠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8월 1~3일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다. 2일 무대에 오르는 '보이스 라이크 걸스'를 비롯해 카사비안·트래비스·스타세일러·리지보든·이승환·장필순 등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100여개 팀이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