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가뭄 속 단비와 같이 찌릿한 소식이 전라북도 도민에게 전해졌다.
24일 한국지엠주식회사가 차세대 쉐보레 크루즈 준중형차를 군산 공장에 투입해 생산하는 방안을 노동조합에 제시했기 때문이다. 계획대로라면 2017년 1분기부터 생산이 이뤄진다.
지난 2012년 제너럴모터스(GM)가 크루즈 후속모델 제작에서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제외하기로 한데 이어 쉐보레 브랜드 유럽시장 철수 방침을 내놓으면서 군산공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까지 군산공장은 차세대 크루즈에 대한 생산 배정을 못 받고 있는 상태로 이와 관련해 군산공장 철수나 매각설 등이 잇따라 나오면서 지역사회를 불안하게 했다.
실제 군산공장은 정규직 2600여 명을 포함 4000여 명이 근무하고 수십여 개 도급 및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총 1만1000여 명이 관련업무에 종사하고 있어 지역경제의 한축으로 기여도가 매우 높았다.
군산시와 전북도는 GM의 지속적인 투자를 요청하는 한편 기관과 시민사회·경제단체가 모여 '한국지엠차 애용운동본부'를 출범하고 지엠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지난 4월에는 군산시를 비롯해 전라북도, 전북도의회, 군산시의회, 공무원노조, 학계, 종교계, 기관, 기업체,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한국지엠 군산공장 발전을 위한 범시민 대책위원회' 출범식과 한국지엠차 애용 실천 결의대회가 성황리에 진행되기도 했다.
이런 도민 모두의 간절한 마음이 GM에 전해져 한줄기 희망이 생기게 됐다.
한편 한국지엠은 차세대 크루즈를를 군산공장에 배정한 것은 이번 임단협이 순조롭고 평화적으로 마무리 되길 바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제안은 노사간 협력적 접근방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국지엠 노사관계에 있어 중요한 진일보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군산공장 직원 L모씨는 "이제 한시름 놓고 일할 수가 있게 돼 아주 기쁘다"며 "앞으로 풀어야 할 것들이 있겠지만 신차를 받게 된다는 소식에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세대 크루즈가 투입되기까지가 문제다. 생산물량 감소 근로자의 소득 감소와 협력업체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24일 한국지엠 세르지오 호샤 사장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 "지엠의 크루즈 후속 신차 생산 모델의 2017년 군산공장 배정계획은 시기가 너무 늦으니 앞당겨 달라"면서 "군산공장 근로자들이 생산물량 감소로 고통을 겪고 있는 만큼 신차 생산 때까지 해외 수출물량을 확보하는데 노력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문동신 군산시장도 호샤 사장과 전화에서 "군산공장의 정상화를 위한 고뇌 어린 결정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면서 "임단협 협상이 원활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려 달라"고 당부했다.
호샤 사장은 차세대 크루즈의 군산공장 배정을 포함한 한국지엠의 생산 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이번 임단협이 순조롭고 평화적으로 마무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번 차세대 크루즈 관련 제안은 노사간 협력적 접근방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국지엠 노사관계에 있어 중요한 진일보를 의미한다”며 “올해 임단협이 잘 마무리돼 회사가 더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민과 함께 발전하는 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군산공장 노사, 이번 임단협을 잘 마무리 하고 회사의 미래를 확보해 주길 도민들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