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청년 창업자들을 만나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라고 독려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후 서울 금천구 대륭테크노타운을 찾아 청년 창업기업 '펫츠비'를 방문하고 청년 CEO들과 창고간담회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젊은 청년 CEO 여러분들을 만나게 돼 기쁘다”며 펫츠비의 사례를 들어 “애완동물을 키우는 게 아마 '맞춤형으로 서비스 받았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가졌을지 모르는데 그렇게 하는 데가 없었잖나. 이것이야말로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라고 강조했다.
또 “'창조경제' 하면 어렵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경우 같이 생활 속에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을 발견해 아이디어를 기술로 좀 구현을 해볼까 하는 생각, 어떤 것을 하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게 돼 스스로 질문하고 이러는 데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집에 진돗개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하나는 '희망이'이고, 또 하나는 '새롬이'"라며 ”여기서 맞춤형 서비스를 받게 되면 걔들도 굉장히 행복하지 않을까. 이번에 좀 맞추고 갈까 생각하고 왔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저마다 현장에서 느낀 어려움과 관련한 요구들을 내놨다. 이유미(36) 엄청난벤처 대표는 “심리상담소라든지, 혹은 내가 적합하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데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멘토링이나 이런 제도는 많이 있지만 그것 말고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또 유충길(39) 핀콘 대표는 게임산업과 관련해 “10년 정도 규제를 직접 하지 않고 좀 더 지켜보면서 민·관·기업이 같이 노력해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그런 의미에서 유예를 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작은 업체들이 수출을 했을 때는 수출액에 대해 법인세 감면이라든가 이런 혜택을 주시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에 박 대통령도“이게 참 논란이 많은 문제"라면서도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민·관이 구체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 합리적으로 게임산업도 발전하면서 부작용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갔으면 한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 지원과 관련한 김가영(28) 봉봉랩 대표의 요청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청이 발행한 '내 손안의 정책 가이드북' 책자를 직접 들어 보인 뒤 “이 책은 보신 적이 있느냐”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다 모르니 이런 책도 만들었다. 이런 것도 참고를 좀 하시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수출지원과 관련한 홍보문제와 관련해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에게 “정책들을 만들어 놓고 실행하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홍보했다고 해도 왜 그렇죠?”라고 물으며 보완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 김준용(35) 키즈노트 대표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어린이집·유치원 전용 스마트 알림장을 아이패드로 직접 박 대통령 곁에서 시연한 뒤, 디지털자료를 인정하지 않아 해당 기술의 활성화를 막고 있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규제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가슴이 답답하네요. 가슴이 답답, 소화제를 먹어야겠네요”라고 농담을 곁들여 말한 뒤 “지금 이렇게 종이로 꼭 해야 하는 것들도 정부가 잘 중계를 해서 인식이 바뀌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또 “예전에 이런 시가 있다. '봄이 어디 있는가 하고 산으로 들로 찾으러 다녔는데 못 찾다가 집에 와서 매화꽃을 보고 아 여기 봄이 있다고 알았다'는 시”라며 “창조경제도 어렵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과 같이 생활 속에서 큰 사업으로, 세계적으로 뻗을 수 있는 씨앗이 발견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 이어 나옥귀(30) 펫츠비 대표와 함께 펫츠비 사무실을 방문했다.
펫츠비는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물품을 수의사가 추천해 판매하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로 2012년 창업해 1년 6개월만에 회원 수 2만명, 월 평균 방문자 수 3만5000명을 넘어선 회사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잡지를 정기구독하듯이 소비자가 구독료를 내면 업체가 전문가의 추천에 따라 상품을 선정해 정기적으로 배달해 주는 새로운 상거래 방식이다.
박 대통령도 이날 컴퓨터 앞에서 해당 회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새롬이와 희망이를 위한 사료 등 상품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주문을 위해 새롬이·희망이의 품종과 나이, 몸무게 등을 묻는 직원의 질문에 "진돗개", "18개월", "15㎏ 정도"라고 연이어 답했다. 또 해당 회사가 미리 준비해둔 새롬이·희망이를 위한 용품을 선물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