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23일 단일화 협상에 나섰지만 첫번째 만남에선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1시간여동안 동작구 사당동 한 카페에서 배석자 없이 단독회동을 갖고 단일화 협상을 벌였다.
노 후보는 이 자리에서 기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이나 그외 새로운 방식 등 객관적인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늦어도 이날 오후나 24일 오전에 여론조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게 노 후보의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간 야권후보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해온 노 후보는 기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하라고 요구하며 압박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기 후보는 즉답을 피하며 내부 논의를 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재보선이 첫 출마인 기 후보는 첫번째 회동에서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 경우 노 후보의 전술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후보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다소 열세를 보였던 기 후보로선 여론조사 방식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작을 선거구의 특성상 하루 만에 여론조사 표본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게 기 후보 측의 설명이다.
또 우여곡절 끝에 표본을 채우더라도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 후보로선 여론조사 방식이 유리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편 기 후보 측은 이날 협상소식이 언론에 공개된 점에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노 후보 쪽이 협상일정을 언론에 공개해 취재진과 카메라가 협상장 안팎에 진을 친 탓에 정치 신인에 가까운 기 후보가 은연중에 압박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두 후보가 첫 회동에서 결론을 내놓지 못하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노 후보로선 24일까지 단일화가 되지 않을 경우 후보직을 사퇴하겠다는 '자기희생적' 배수진까지 친 상황이라 합의 도출이 늦어질수록 강한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 후보와 노 후보는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으며 이날 밤에라도 다시 만나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여론조사를 할 수 있는 물리적 시한을 넘기면 두 후보가 담판을 통해 서로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아름답지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