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메이저리그(MLB) 입성 2년차에 접어든 류현진(27·LA 다저스)이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보내면서 입지를 더욱 견고히 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2014시즌 전반기 모든 일정을 마쳤다.
이날 류현진은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위력투를 선보이며 직전 등판인 지난 9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 2⅓이닝 10피안타 7실점의 부진을 만회했다. 팀이 1-0 승리를 거두면서 류현진은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올 시즌 전반기 18경기에서 10승(5패)을 챙기는 진가를 뽐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거둔 7승(3패)보다 3승이 많다. 평균자책점은 3.44로 지난해 3.09보다 높았지만 두 차례의 대량 실점을 제외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류현진은 3월2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부터 승리를 챙기면서 순조로운 항해를 알렸다. 익숙지 않은 3월 중순에 미국이 아닌 호주에서 시즌을 출발했지만 류현진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위기는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세 번째 등판인 4월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데뷔 후 최악의 경험을 했다. 류현진은 고작 2이닝을 던지는 동안 8피안타 8실점(6자책)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이탈로 일정이 당겨진데다 오른 엄지 발톱 부상까지 겹치면서 최소 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곧바로 다음 등판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잠재우고 분위기를 바꾼 류현진은 4월 말 왼쪽 어깨 부상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한 달 가까운 휴식기는 류현진에게는 오히려 재충전의 기회가 됐다. 염증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류현진은 복귀 후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특히 지난 5월27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는 8회 첫 안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퍼펙트 피칭으로 미국 전역을 들썩이게 했다.
류현진은 시즌 15번째 경기인 6월23일 샌디에이고전에서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돼 일찌감치 9승 고지를 밟았다. 이후 세 차례나 10승 달성에 실패하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류현진은 이날 호투로 두자릿수 승리를 채운 채 기분좋게 휴식기를 맞게 됐다.
류현진은 지난해보다 한층 묵직해진 구위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지난 1년 간의 전력 노출로 다소 힘겨울 것이라는 평가 또한 적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빠른 공과 날카로운 변화구를 효율적으로 섞어가면서 전반기에만 10차례나 승전보를 전했다. 다저스에서 류현진보다 먼저 10승을 맛본 이는 메이저리그 대표 에이스인 커쇼(11승2패)와 잭 그레인키(11승5패) 뿐이다.
전반기 10승 달성으로 후반기 성적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목표로 하겠다"던 시즌 초반 각오를 실현시킨 류현진은 지난해 정복하지 못한 15승에 재차 도전장을 던졌다.
부상 같은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류현진은 앞으로 12~13차례 정도 더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절반만 이겨도 15승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