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4일 국빈방한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를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으로 초청해 특별오찬을 함께 했다. 두 정상이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이어 다음날 특별오찬까지 함께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외교관례상 외국정상 방문시 초청국에서 대통령 주최 환영만찬을 갖지만 따로 오찬까지 함께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는 지난해 6월 국빈방중 당시 시 주석이 국빈만찬과 이튿날 특별오찬을 제공한 데 따른 박 대통령의 답례로 풀이된다. 당시 시 주석 내외는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국빈만찬을 함께 한 데 이어 다음날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도 두 시간 가량 즐거운 오찬을 가진바 있다. 이날 만찬은 우리측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중국측에서 양제츠 국무위원과 왕이 외교부장 등 소수의 배석자만 참석한 가운데 1시간30분 가량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 앞서 시 주석 내외와 박물관을 둘러보며 전통가구와 한옥 구조를 설명하는 등 한국의 전통문화 알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 메뉴도 불고기, 궁중 전복초교탕, 삼색밀쌈, 영양호두죽, 녹두전, 쌀강정 등 우리 전통음식 위주로 구성됐다.
가구박물관은 한국의 전통가옥 10여 채로 이뤄진 아담한 박물관으로 지난 2010년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당시 정상 부인들간 오찬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주 수석은 오찬 뒤 브리핑에서 “한국의 자연과 문화, 고(古)주택, 고가구 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신뢰와 우의를 다지고 여러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일본 문제와 한반도 평화안정 등이 언급됐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오찬 중에 한국의 된장찌개를 좋아한다고 언급했으며 펑 여사는 김치를 만들어봤고 더 맛있게 만드는 기술개발을 위해 애쓴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찬이 끝난 뒤 박 대통령은 바둑을 좋아하는 시 주석에게 신석으로 만든 바둑알을 선물하고 펑 여사에게는 은칠을 한 다기세트와 주전자를 전달했다. 시 주석 부부 모두에게 천삼도 선물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한 답례로 가수 출신인 펑 여사의 사인이 담긴 CD와 중국 최고의 명장이 600시간을 투자해 만들었다는 무궁화 문양 자수 공예품, 삼국지의 조자룡(趙子龍)이 등장하는 3m 크기의 그림족자를 선물했다.
박 대통령은 과거 자서전에서 삼국지를 읽고 조자룡이 첫사랑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자룡이 유비의 아들을 품에 안고 난관을 뚫어 구해내는 모습에 반했다고 한다.
시 주석은 이를 배려해 지난해 6월 박 대통령의 국빈방중 당시 만찬에서 조자룡이 조조의 대군을 뚫고 유비의 아들을 구해내는 장판파(長坂坡) 전투를 소재로 한 경극 공연을 준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