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등 기존 사업 확대와 신규 사업 협력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고 드레스덴 구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북핵문제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의 대통령궁에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은 1992년 수교 이후 2009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으며 이번 회담은 양국 대통령 간에 열린 12번째 정상회담이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한국석유공사, 대한광물자원공사, LG, 삼성, SK, 현대, 포스코 등 250여개 국내 기업이 진출해있는 중앙아시아 내 최대 투자대상국이기도 하다. 양국 간 교역 규모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13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 정상은 양국 간 신규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비 35억달러 규모의 텡기즈 유전확장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올 하반기 우선협상대상자 및 최종계약자 선정을 앞두고 있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국내 기업의 수주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1300만t이 매장되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듀셈바이 광구 연·아연 공동탐사 사업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계약서가 체결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계약한 9억달러 규모의 쉼켄트 윤활기유 생산설비 건설사업도 조속히 착공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기존에 추진 중인 3대 경제협력 사업인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아티라우 석유화학단지 ▲잠빌 해상광구 사업이 원활히 이행되도록 양국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기존에 49억달러 규모의 건설사업을 국내 기업이 수주한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의 경우 향후 188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전력용량 구매계약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카자흐스탄에 연 9억4000만달러 규모로 향후 20년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또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한 카자흐스탄의 지지의사를 확인하고 양국 간 철도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양국 간 인프라 개발 협력에도 합의했다.
이 밖에도 양 정상은 기존에 추진하던 한·카자흐 국가연구개발(R&D)정보시스템 구축 협력, 한·카자흐 기술협력센터 등을 비롯해 보건·의료, 산림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도 계속 추진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북한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드레스덴 구상 등에 대한 카자흐스탄 측의 지지 의사를 확인했다. 또 카자흐스탄의 자발적 비핵화 및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창설 조약 체결 등 비확산 노력 등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북한이 추가 핵실험 등으로 지역·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및 9·19 공동성명 등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 밖에 양측은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일반여권 소지자에게 30일간 무비자 방문을 허용하는 내용의 일반여권 사증면제협정을 체결하는 한편, 카자흐스탄에 체류하는 한시적 고용계약근로자에게 출입국 및 체류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은 한시적 근로협정 문안에 합의했다.
또 유라시아 외교 강화를 위해 한국이 내놓은 한·중앙아시아 협력사무국 설립 제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양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 뒤 이 같은 협력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또 일반여권 사증면제협정을 비롯해 ▲법제처·카자흐스탄 법무부 간 협력 MOU ▲산림청·카자흐스탄 환경수자원부 간 MOU ▲과학기술 정보관리체계 MOU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용량구매계약 등 5건의 협정·MOU를 맺는 협정서명식에 참석했다.
이날 회담에서 박 대통령은“아스타나의 아주 현대적인, 그리고 아주 창조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이 도시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카자흐스탄의 발전상을 목격할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의 말에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카자흐스탄은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심화되고 있는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로 인한 국민이 겪고 있는 슬픔을 나누며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며 대북문제 등에 대해서는“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의제를 지지하고 북핵문제에 항상 지원하며 남북통일을 희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국빈방문 첫 공식일정으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