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자신의 역사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왜 나보고 친일이라고 하고 반민족적이라고 하는지 정말로 가슴이 아프다”고 항변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사무실에서 퇴근하는 길에 취재진 앞에서 “앞으로 출퇴근길에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느낀 소감을 한가지씩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이 과거에 쓴 칼럼과 강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약 20분가량 격앙된 어조로 역사관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문 후보자는 “나는 식민사관이라는게 뭔지 뚜렷하게 모른다. 나는 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그러나 나는 나라를 사랑하셨던 분을 가슴이 시려오도록 닮고 싶다. 내가 가장 현대 인물사 가운데 제일 존경하는 분은 안중근 의사님과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류 가방에서 자신이 과거에 안중근 의사에 대해 쓴 ‘코리아 우라’라는 제목의 칼럼을 꺼내 읽어 내려갔다.
이 칼럼에서 그는 “왼손 무명지를 잘라 그 피로 대한독립을 썼던 당신은 글씨마다 ‘대한국인 안중근’과 함께 무명지 없는 왼손으로 낙관 대신 찍었다. 당신의 간절한 소망은 대한국인 즉 대한의 국민이 되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는 당신이 그렇게도 원했던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다. 이 국민됨을 모두가 소중히 여기며 살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칼럼을 다 읽은 뒤 “나는 감히 말씀드린다. 그럴 자격은 없지만 안중근 의사님과 같은, 또 소년 다윗과 같은 그런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취재진 앞에서 언론 보도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그리고 기자들을 향해 “여러분은 지금까지 취재를 안하셨는데 내가 세종대에서 ‘국가와 정체성’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했다”며 “그 강의에서 내가 무슨 강의를 했는지 학생들에게 물어보라”고 호소했다.
또 자신이 2011년 6월 안중근 기념관에 헌화한 사진을 들어 보이면서 “나는 안중근 의사를 존경하기 때문에 남산 기념관에 가서 헌화를 했다. 나는 그때 일개 언론인에 불과했다”며“당장 안중근 기념관 가서 취재해보라. 사실이면 사실대로 보도해 달라”고 힘줘 말했다.
문 후보자는 예정대로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하루 종일 청문회 준비를 위해 공부를 했다. 공부를 하면서 혹시 국민들께서 오해를 할 수 있는 문제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로 송구스럽고 국민 여러분에게 이해를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날 해명 배경을 설명했다.
문 후보자는 “오늘 나는 하루 종일 국회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하는 것을 지켜봤고 박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 과정에 대해 살펴봤다”며 청문회 준비를 중단 없이 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왜 청문회에 가려고 하는지’와 ‘정치권에 서운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준비된 차량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