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대대적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청와대는 국가 대개조를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개편안이라고 설명했지만, 어쩐지 여론의 분위기는 호의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탕평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청와대가 또 다시 외면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교체된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탕평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보수 편향적이면서도 친정체제 강화를 염두에 둔 듯한 인선 내용 때문이다. 집권과 동시에 인사파동을 겪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2기 내각을 꾸리면서 다시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정치인 출신 측근 기용 눈길, 친정체제 강화 포석?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내정하면서 거센 논란에 휩싸여 있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 일부 참모진에 대한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정무수석, 경제수석, 민정수석, 교육문화수석 등 4명에 대한 인사교체를 단행했으며,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국가개조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중차대한 국정과제를 힘 있게 추진하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정무수석에는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이 내정됐다. 민 대변인은 조윤선 장관의 정무수석 기용에 대해 “국회와 정당, 정부를 거친 폭넓은 경험과 여성으로서 섬세하면서도 탁월한 친화력을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 간에 가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제수석에는 안종범 현 새누리당 의원이 내정됐다. 안 의원은 비례대표 출신으로 당에서 정책위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재정학회장,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등을 역임하며 조세와 재정, 복지 분야에 두루 정통한 경제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민 대변인은 안종범 의원 발탁 배경으로 “대선 당시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실무추진단장으로서 공약개발을 총괄한 경험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경제 부흥을 일궈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민정수석에는 김영한 전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내정됐다. 민경욱 대변인은 “김영한 내정자는 수원지검장과, 대구지검장, 청주지검장을 거치면서 엄정하고 공평한 법집행을 통해 법질서 확립에 기여해 온 분”이라며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국민 여론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교육문화수석에는 송광용 전 서울교육대학교총장이 내정됐다. 송광용 내정자는 한국교육행정학회장과 전국교육대 총장협의회장,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 등을 역임한 교육 정책 행정 전문가다. 민 대변인은 “교육의 중요성이 매우 막중한 상황에서 인성교육과 창의 인재 양성에 힘써온 분으로서 교육 개혁과 문화융성 정책을 적극 뒷받침 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루던 개각 중폭 단행, 떠나는 정홍원 제청
그리고 13일 오전 박 대통령은 경제부총리 등 7개 부처 장관에 대한 중폭 개각 인선을 전격 발표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는 친박 실세로 통하는 최경환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내정됐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최경환 내정자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지식경제부장관,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경제정책과 실물경제, 정치 분야에 두루 정통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강한 추진력으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고 경제부흥을 이뤄낼 수 있는 분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는 최양희 현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최양희 내정자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초대 이사장, 한국 정보과학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최 내정자에 대해 “창조적인 발상과 오랜 융합기술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미래산업 발굴과 육성을 통해 창조경제에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분”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황제라면 논란 등을 일으켰던 서남수 교육부장관 후임으로는 김명수 현 한국교육학회장이 내정됐다. 김명수 내정자는 국가 교육과정 정책자문위원과 한국교육행정학회장, 한국 교원대 교육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와 관련, “교육계에서 신망이 두터운 교육행정 전문가”라며 “그동안 공교육 살리기 등을 위해 노력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교육을 정상화하는 교육개혁을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밝혔다.
유정복 전 장관의 인천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안전행정부장관에는 정종섭 현 한국헌법학회장이 내정됐다. 정종섭 내정자는 국회 정치쇄신자문위원장과 검찰 개혁심의위원장, 서울법대 학장 겸 법학전문대학원원장 등을 지냈다. 발탁 배경으로는 “뚜렷한 소신과 개혁적 마인드를 바탕으로 공직사회의 적폐를 해소하고 중앙과 지방정부 간에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는 정성근 현 아리랑 TV사장이 내정됐다. 정성근 내정자는 SBS 논설위원과 앵커, KBS 기자 등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이다. 민경욱 대변인은 “현장 소통 능력이 뛰어난 분”이라며 “국정철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풍부한 방송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예술 지능과 콘텐츠 산업 육성 등 문화융성을 적극 추진하고 원활한 국정 홍보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에 크게 기여할 분”이라고 소개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이기권 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이 내정됐다. 이기권 내정자는 고용노동부 차관과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민 대변인은 “노사관계 분야에 풍부한 실무 경험과 조정능력을 바탕으로 고용률 70% 달성과 합리적인 노사관계 확립에 큰 성과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윤선 전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며 공석이 된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김희정 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내정됐다. 김희정 내정자는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과 국회 여성가족위원, 한국인터넷진흥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김 내정자에 대해 “여당과 정부 간에 여성 가족정책을 조정해 온 경험을 살려서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일과 가정의 양립과 양성평등, 그리고 여성의 권익 신장을 잘 추진할 분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관련해서는 “본인이 여러 번 사의를 표했지만 세월호 사고수습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며 “지금 교체하는 것은 공백기가 길어 유가족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셔서 이번에 교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