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사커루' 호주가 2014브라질월드컵에 참가한 아시아 4개국(한국·일본·이란) 중 가장 먼저 첫 승에 도전한다.
호주는 오는 14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칠레와 브라질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불운한 운명의 호주다. 치열한 아시아지역 예선을 거쳐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호주는 조 추첨에서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오렌지 군단'네덜란드·'남미의 강호' 칠레와 한 조에 묶였다. 최악의 조 편성이다. 전문가들은 호주가 1승도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부 분위기도 좋지 않다. 브라질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홀거 오지크(66·독일) 전 호주 감독은 지난해 9월 브라질·10월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연달아 0-6 완패를 당하며 경질됐다.
뒤이어 에인지 포스테코글루(49)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그 역시 올해 치른 3차례의 평가전에서 1무2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호주는 흔들리고 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없다. 호주는 조별리그 3경기를 통해 스스로 이변을 만들어내야 한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선수들뿐이다. 이번 호주대표팀은 신·구 조화가 돋보인다.
'호주의 간판 스타' 팀 케이힐(35·뉴욕 레드불스)을 비롯해 마크 브레시아노(34·알 나스르)·루카스 닐(36·오미야 아르디자) 등 30대 베테랑들이 든든하게 팀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아담 타가트(뉴캐슬 제츠)·마시모 루옹고(이상 21·스윈든타운)·벤 할로런(22·포투나 뒤셀도르프) 등 젊은 피들은 공격에서 새 힘을 불어넣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종명단 발표 후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과 팀 균형을 고려해 23명을 선발했다"며 "월드컵 무대에서 최고 수준의 축구를 선보이겠다. 국민들이 저희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비수 매튜 스피라노비치(26·웨스턴 시드니) 역시 지난 12일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를 통해 "어려운 상대들을 만났지만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 호주 선수들에게 두려움은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호주의 1차전 상대는 칠레다. 자국에서 열린 1962년 대회에서 3위에 오른 저력 있는 팀이다. 이번 월드컵이 같은 남미 국가인 브라질에서 열리는 만큼 호성적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칠레는 공격에 특화된 축구를 펼친다. 남미 지역예선에서 29골을 터뜨려 아르헨티나(35골) 다음으로 많은 골을 기록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에서 공격수로 뛰고 있는 알렉시스 산체스(26)가 팀의 핵심이다. 아르투로 비달(27·유벤투스)·에두아르도 바르가스(25·발렌시아) 등 유럽 빅 리거들도 많다.
칠레의 단점은 수비력이다. 지역예선 16경기에서 25골이나 내줬다. 특히 역습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대 호주와 칠레 간의 맞대결에선 칠레가 3승1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경기 내용은 더욱 일방적이었다. 호주는 4경기에서 1골6실점하며 맥을 추지 못했다.
모두가 '위기'를 외치고 있지만 당사자인 호주의 생각은 다르다. 아시아 1번 주자로 나서 승리를 따내고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만들어내겠단 각오다. 칠레전 설욕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