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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KO펀치 숨긴 그녀…섀도복싱만으로 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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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돈의 늪에 빠져 사람을 죽이고, 스스로 존재를 지워버린 여자.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 속에서 사랑의 지난함에 지치고 마는 은행원. 남편과 딸을 잃은 헤아릴 수 없는 슬픔에 허덕이다 자신의 목숨까지 잃은 위기에 처한 커리어우먼. 생각만으로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이 캐릭터들이 김민희(32)가 최근 연기한 인물들이다.

단순히 이 배역을 '맡은' 게 아니다. 이 복합적이고 입체적이며 깊은 내면을 지닌 인간을 김민희 만의 방식으로 연기해 찬사를 받았다. 2008년 제44회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2012년 제21회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 2013년 제49회 최우수연기상은 거저 얻은 게 아니다. 얼마 전 개봉한 이정범 감독, 장동건 주연의 액션 누아르 영화 '우는 남자'에서 돋보이는 건 이 감독의 연출력도, 장동건의 액션도 아니다. 김민희의 연기다. 그녀는 이 영화에서 낮게 읊조리듯 부르는 노래 만으로도 관객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죽은 딸과 즐겨 부르던 노래 '대니 보이'를 부르는 그 장면이다.

"노래를 잘 하지 않아요. 개인적으로는 노래를 잘하고 싶기도 한데…. (웃음) 중요한 건 그 노래에 감정을 싣는 거죠. 잘 부르는 것보다 감정을 표현하는 게 중요한 장면이었으니까요. 그러니까 다 못 부르고 뛰쳐나가는 거에요."

김민희는 노래와 연기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감정을 표현"이라는 말을 김민희가 했다면 많은 이들이 비웃었을 것이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그녀는 연기 못하는 대표적인 여배우였다. '발성이 전혀 되지 않는다' '국어책을 읽듯 연기한다'라는 말이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따라 붙었다. 김민희가 여우주연상을 받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하지만 2007년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 김민희는 2012년 '화차'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연기력을 보여주더니 같은 해 '연애의 온도', 올해 '우는 남자'로 믿고 볼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가 됐다. 극적인 변화다.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죠. 처음 시작한 게 열아홉살, 스물살이었으니까요. 뭘 알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어요. 제게 어떤 취향이 있어서 작품을 고른 것도 아니고, 그냥 시키는대로 연기를 하던 시기였어요."

김민희는 연기력에 대한 비판을 들어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못하나 보다, 재능이 없나 보다'라고 생각했지만, '그만 둬야겠다'는 판단도 못하는 시기였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서 취향이 생기더라고요.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하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 해보고 싶은 역할이 생겼어요. 그렇게 작품을 고르고 연기를 하기 시작한 거죠"

재미있는 것은 김민희가 취향이 생기고, 자신이 하고 싶은 영화에 참여하면서부터 연기에 대한 칭찬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그랬어요. 제가 칭찬을 받기 시작한 게 스스로 작품을 고르기 시작했을 때부터였어요." 최근에 한 영화 또한 "그랬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마음이 설레는 게 중요해요. 어떤 시나리오를 읽으면 빨리 하고 싶어서 못 견디겠어요. '화차'도 그랬고, '연애의 온도'도 그랬어요. 물론 '우는 남자'도 그랬죠. 이게 중요한 게 제가 그 작품에 얼마나 열정을 쏟을 수 있느냐가 달려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그녀가 최근 "열정을 쏟"고 있는 인물은 앞서 밝힌 것처럼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들이다. 극단적인 면이 있어서 감정 소모가 심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연기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김민희는 "그런 역할이 재밌다"고 했다.

"연기는 할수록 어려워요. 정말 어려워요. 그런데 어렵다고 해서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에요. 어려워서 재밌는 것 같아요. 수없이 고민하죠. 괴롭기도 하고요.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은 감정이 있으면 힘들죠. 그런데 무언가를 제가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좋아요. 쾌감이 있어요."

김민희는 자신을 학대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며 웃었다. "어떤 배역을 맡은 이상 책임감이 생기죠. 좋은 에너지가 생겨요. 그래서 할 수 있어요."

어떤 배우는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최대한 자신이 맡은 인물의 감정을 경험하려 한다. 하지만 김민희가 연기하는 인물들은 평범한 사람은 알기 힘든 힘겨운 일을 겪은 인간들이다. 연기를 잘하려고 고민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상상력이 중요해요. 마음이 중요한 거죠. 상상을 통해 그 사람을 이해하는 거에요. 그리고 제가 그걸 느끼면 돼요. 그리고 느꼈다면 연기할 수 있어요. 경험이 물론 중요한데, 경험만이 연기하게 해주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면 꾸미지 않고, 마음 가는대로 연기가 되는 것 같아요. 어려워요."

김민희는 "나이 드는 게 싫지 않다"고 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경험하는 것과 상상력이 결합하면 어떤 연기를 할까. '성장'이라는 단어를 김민희는 온몸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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