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이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 BMW 5시리즈가 왕좌를 내려놓은 뒤 폭스바겐과 아우디, 벤츠 등 독일차 끼리의 선두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0일 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4월보다 8.4% 감소한 1만5314대로 집계됐다. 전달에 비해서는 등록대수가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의 1만3411대 보다는 14.2% 증가한 수치다.
올해 1월~5월 누적 등록 대수도 7만6460대로 2013년 같은 기간 누적 대수(6만1695대) 보다 23.9% 증가했다.
5월 브랜드별 등록대수는 BMW가 3212대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폭스바겐 2690대, 메르세데스-벤츠 2479대, 아우디 2047대 등 독일차 브랜드들이 2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이들 외에는 포드 671대, 미니 601대, 토요타 581대, 렉서스 505대, 랜드로버 361대, 크라이슬러 354대, 닛산 292대, 혼다 280대 등이 뒤를 이었다.
배기량별 등록대수는 2000cc 미만이 8744대(57.1%)로 가장 많았고, 2000cc~3000cc 미만이 4997대(32.6%), 3000cc~4000cc 미만 1133대(7.4%), 4000cc 이상 440대(2.8%)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대목은 브랜드별 판매대수와 달리 차종별 판매량이 요동쳤다는 점.
5월에 등록대수가 가장 많았던 차는 폭스바겐 티구안 2.0으로 총 604대가 팔렸다. 이어 폭스바겐 파사트 2.0이 541대, 아우디 A6 2.0 순이었다.
지난 4월 1위였던 벤츠 E220, 2위 BMW 520d에 이어 3위였던 티구안이 2.0이 1위로 올라선 반면, 벤츠 E200과 BMW 520d는 각각 4위와 8위로 밀렸다. 특히 BMW 520d의 경우 지난 4월 벤츠 E220에 부동의1위자리를 내준데 이어 5월에는 8위까지 떨어져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SUV 선호현상 등이 맞물리면서 BMW 정통 세단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의 강자인 BMW 520d가 올해 다른 차에 왕좌를 내줄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530d는 올해 1월~5월 누적 등록대수에서도 3152대로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누적등록대수 3023대인 폭스바겐 티구안에게 100여대 차이로 쫓기고 있다. 지난 4월 각각 2837대와 2419대로 400대 이상 차이가 났던 것에 비하면 턱밑까지 추격당한 상태다.
500대 이상 간격이 벌어졌던 벤츠 E220도 400여대로 차이를 좁혔고, 톱10에도 끼지 못했던 폭스바겐 파사트는 5월의 약진을 바탕으로 누적 판매 순위 8위로 뛰어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수입차 시장의 대세는 소형 SUV"라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적었던 포드와 인피니티까지 최근 소비자 기호변화에 맞춘 모델을 앞세워 새롭게 주목받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