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아이돌을 즐기는 이들에게 새 아이돌의 탄생은 기회다. 스타가 될 법한 선남선녀들의 애정 어린 손짓과 눈빛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인 아이돌은 분주한 스케줄로 동분서주하는, 막연한 대상으로서 '아이돌'이 아니다. 단 한 명의 팬도 아쉬운 이들은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을 기꺼이 찾는다.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맞추고 성원에 고마움을 표한다.
자신이 지목한 신인 아이돌의 성장을 보며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이는 안목이 필요한 부분으로, 개인의 취향을 제외하면 멤버들의 실력과 소속사의 자본력 등이 검토 대상으로 남는다. 그동안 숱한 아이돌이 한 두 곡을 기록으로만 남긴 채 떠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팬들이 생겼다는 게 신기해요. 첫 방송 때는 다섯 분, 두 번째 방송 때는 열분 정도 오신 거 같아요"(고운), "공연할 때마다 두 배로 늘었으면 좋겠어요."(나연)
5인 신인 걸그룹 '베리굿'(Berry Good, 태하·이라·나연·수빈·고운)은 이들 조건을 충족한다. 평균 5년 이상의 연습생 경력, 그 경력을 견디게 해준 무대를 향한 의지 등이다.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다른 걸 하고 있으면 속이 답답해서 견딜 수 없었죠."(이라)
'노력해서 좋은 결실을 맺겠다'는 뜻의 그룹 이름이지만, 'Very Good'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베리굿'은 매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연습 덕에 '무대 체질'이라는 말을 하는데 어색함이 없다. 신인답지 않게 안정적인 무대를 펼치고 있다.
"첫 무대 리허설을 하는데 회사에서 연습할 때와 동선도 다르고 카메라 시선 처리도 어려웠어요. 리허설 끝나고 모니터하면서 감이 오기 시작했어요. 보완해서 생방송 때는 무사히 잘한 거 같아요"(태하), "연습을 오래 했어요. 바라던 무대에 오르니까 긴장되고 떨리는 것보다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더 들었죠"(나연), "리허설이 본 방송보다 떨렸어요. 준비한 걸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본 방송에서 즐겼던 거 같아요."(수빈)
공을 들인 앨범에는 아이돌 밴드 '클릭비'가 2000년 발매한 2집 수록곡 '러브레터' 등 4곡이 담겼다. 유로, USA, 어쿠스틱, 연주 버전 등이다. 각각 유럽과 미국의 유명 작·편곡가들에게 의뢰해 다듬은 '베리굿'의 곡이다.
"같은 곡을 여러 버전으로 해석해서 담은 건 그만큼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자신이 있다는 걸 표현한 거랍니다. 멤버들이 오래 연습한만큼 실력이 있어요. 그런 걸 다 보여주고 싶어요. 아티스트가 되는 게 목표에요."(고운)
원대한 목표 앞에 선, 아직은 모든 것이 신기한 신인들이다. "저희 무대 앞에 '포맨' 선배님들이 노래하셨어요. 눈앞에서 인이어를 끼고 듣는데 너무 멋있고 존경스러웠어요"(태하), "그룹 '빅스' 학연 오빠와 친해요. 음악방송 대기실에서 만나니까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눈물 날 것 같았어요."(나연)
이들이 아이돌을 즐기는 층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또 있다. 팬들의 의견을 콘셉트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등 팬과 함께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그룹과 차별화되는 부분이에요. 저희는 팬들과 함께 커가는 느낌이에요"(고운), "팬과 함께 소통하면서 점차 다양한 모습과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게 목표죠"(태하), "저희가 섹시하지 않아서 팬들이 저희한테 섹시한 콘셉트를 원하지 않을 것 같아요.(웃음)"(나연)
'베리굿' 앞에 '해피돌'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게 목표다. "저희를 보면서 엄마 미소, 아빠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나연), "기분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장기적인 목표는 '레전드'로 불리는 그룹이 되는 거죠. 저희 노래를 리메이크하는 가수가 나왔으면 좋겠어요."(고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