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여야가 3일 KBS 홈페이지에 6·4지방선거 방송3사 공동조사 형식의 가상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데 대해 항의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이날 오후 8시께 민현주·박대출 대변인, 김현숙 원내대변인 등과 함께 KBS 본사를 항의 방문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발과 검찰 수사 의뢰, KBS 측의 해명과 사과를 길환영 사장에게 요청했다.
윤 본부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공작 운운하면서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데 대해 KBS 측이 분명한 견해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방문 후 박대출 대변인은 논평에서 “KBS 측은 이에 따라 이날 KBS 뉴스 9에 보도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면서 유권자들이 무의미한 테스트용 수치에 현혹되지 않고 투표에 임해달라고 당부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또 “KBS 측은 6·4지방선거 투표일을 앞두고 개표방송용으로 준비 중인 내부 사이트가 홈페이지를 개설하기 전에 불명확한 사유로 유출된 사고라고 설명했다”며 “한 관계자는 개발자의 실수에 따른 것인지, 접근이 금지된 사람의 악의적인 행위에 의한 것인지는 현재로써 알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도 이날 “명백한 관권 선거”라며 반발했다.
노웅래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KBS는 오늘 오후 자사 인터넷 지방선거 특집 홈페이지에 방송3사 공동조사 형식의 이른바 출구조사 결과를 사전에 전면 공개했다”고 밝혔다.
노 사무총장은 “이는 명백한 관권 선거이자 불법공작”이라며 “KBS가 여권표 결집을 통한 막판 뒤집기 공작을 꾀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헌정질서와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을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KBS 길 사장은 즉각 사퇴함과 동시에 불법공작 배후의 실체를 즉각 공개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노 사무총장은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방송사 출구조사 화면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보통은 가명으로 하는 게 보통인데 실제 후보자 이름을 넣은 것을 보면 정치적 목적으로 공작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KBS는 (결과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뉴스를 통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도“이 부분에 대해 진상파악을 해보고 (선거법을) 어겼다고 한다면 KBS사장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즉시 고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선대위 박범계 법률지원단장도 “오늘 중에 서울남부지검에 KBS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 의뢰를 하는 동시에 형사소송법상의 증거보전 신청을 할 것”이라며 “KBS 측의 증거 인멸적 행위가 사후에라도 밝혀진다면 이는 민주주의를 완전히 말살한 최대의 선거조작 사건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KBS를 항의 방문해 KBS 전홍구 부사장을 만나 불법 선거공작에 대한 진위를 파악하라고 항의했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대변인도“KBS가 청와대에 장악된 상황에서 관권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는 것 또한 당연하다”며 “청와대와 김기춘 비서실장의 고도의 여론 기만책, 청와방송의 관권부정선거 계략이 눈앞에 드러난 것은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의당 6·4지방선거 중앙선대위 김종민 대변인도 논평에서 “여권표가 결집하지 않아 새누리당이 도와달라, 살려달라, 대통령을 지키자 등 온갖 지저분한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야권이 이기는 선거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여권표를 결집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KBS 사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KBS가 지방선거 홈페이지 운용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내부 테스트용 화면이 일시적으로 노출됐다”며 “본의 아니게 각 당과 후보자 여러분에게 오해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KBS 측은“이 자료에는 각 당 후보의 출구조사 결과가 예시돼 있으나 이는 선거 당일 오후 6시에 발표되는 실제 출구조사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며 “홈페이지 내부 테스트용 가상 수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개발용 홈페이지는 외부 공개를 위한 것이 아니며 홈페이지에도 링크되지 않은 숨겨진 홈페이지”라며 “외부인이 관여된 악의적 유출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KBS 홈페이지에는 서울시장 박원순, 인천시장 송영길, 경기도지사 김진표 후보 등이 당선자로 적시된 출구조사 결과가 일시적으로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