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여야가 1일 10%선을 넘어선 사전투표율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칫 타 진영을 자극해 상대당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새누리당 함진규 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논평에서 사전투표 결과와 관련, “전 연령층과 전 지역에서 고르게 이전보다 높은 참여율이 나타났다”며“유불리를 떠나 투표를 위해 소중한 시간을 내준 많은 국민들에게 새누리당은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원론적인 수준의 논평을 내놨다.
같은당 민현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번 사전투표율 분석만으로 사전투표 결과가 어느 정당에 더 유리 또는 불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오히려 정치권이 나서서 판세를 편협하게 분석하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드리고 오판할 수 있는 소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전투표에서 나타난 높은 투표율은 우리 시민들께서 서울시를 바꾸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대 투표율이 높아서 유리하다는 일각의 평가에도 새정치연합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20대 투표율이 표면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은 군 부재자 투표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전체적으로 보면 30대와 40대 투표율이 낮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많게는 50대나 60대에 비해 3%, 적게는 2.5% 이상 낮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깊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병두 공보단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대 사전투표율은 전통적 의미의 군인과 경찰이 들어간 것이다. 빼고 보면 20대 투표율은 30대 투표율 정도"라며 "우리를 긴장하게 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농촌지역의 사전투표율이 도시지역보다 높았다는 점, 여성 투표율이 남성 투표율에 비해 낮았다는 점 등도 새정치연합에겐 걱정거리다.
그간 세월호 침몰사고 후 야당을 지지할 것이라 예상했던 앵그리맘(angry mom)들의 투표 참여가 예상 밖으로 저조하자 새정치연합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여성 지지층을 끌어내는 게 중요한 과제고 사전투표로 보완됐으면 했는데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진성준 대변인도 논평에서“군과 경찰 등 의무복무청년을 감안하면 (20대)투표율이 특별히 높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특정 연령대의 집중투표같은 것은 없었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사전투표 결과로 인한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경계하고 있다.
최재천 본부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실망하긴 했지만 '잠시 빠진 사람 끌어오기' 전략이 새누리당의 전략인 이상 결집되면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서울에서 정당지지율이 18% 차이 나고 경기와 인천도 마찬가지다. 양당이 같은 정도의 결집을 하더라도 새누리당은 2배수가 올라간다”며 “여전히 새누리당의 지지층 결집에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