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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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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50부작으로 기획된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이 40부작을 소화했다.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조선의 건국, 정도전(조재현)의 죽음. 시청자들이 주지하고 있는 그 봉우리를 향해서다.

올해 초 시청률 10% 초반으로 출발한 ‘정도전’은 ‘정도전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우스갯소리처럼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과거 같은 채널 대하사극 ’태조왕건‘(2000)이 기록한 시청률 60%대에는 턱없지만, 최고시청률 19.8%를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물론 당시의 시청률과 지금의 시청률은 단순 수치로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도 하다.

드라마의 인기를 증명하는 것은 숱하게 쏟아지는 소설 등 관련 서적들과 방송 후 인터넷을 채우는 엄청난 수의 기사들이다. 퓨전 사극의 홍수 속에 전통 사극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내용, 연기의 신들이 모였다는 상찬이 대부분이다.

1년에 단 한 편의 사극만을 정성들여 내보내겠다는 KBS의 선택, 그동안 사극을 통해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을 다루겠다는 의도가 먹혀든 셈이다. 특히 그동안 사극의 제작비를 높여온 대규모 전투 장면을 걷어내고 정치드라마의 묘미를 살린다는 구상은 탁월했다. 시청자들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익숙해진 눈으로 사극을 보며 대규모를 표방한 소규모 전투 장면, 조악한 컴퓨터 그래픽에 피로감을 느껴왔다.

3년에 걸쳐 썼다는 작가의 극본은 ‘정도전’의 인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드라마의 팬들은 정몽주(임호)가 선지교에서 이방원(안재모)이 보낸 자객에게 죽임을 당한 것을 두고 ‘대하사극 이인임’에 이어 방송되던 ‘대하사극 정몽주’가 막을 내렸다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주인공을 비롯해 주변부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렸다는 이야기다.

정몽주의 죽음부터 공양왕(남성진)의 폐위, 정도전과 이성계의 재회 등을 단 2회 만에 그려내는 빠른 전개도 극의 몰입을 돕고 있다. 단 50분만을 내보내는 방송 시간도 묵직한 사극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분량이라는 평이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라는 이력, KBS 2TV 정치드라마 ‘프레지던트’를 집필한 경력 등의 정현민 작가가 눌러쓰는 대사들은 인상적이다. 곱씹을 대사들이 매회 탄생하고 있다.

“자네의 대의만이 진리라고 생각하지 말게. 대의 반대편에는 불의가 아니라 또 다른 대의가 있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란 말일세!”(정도전)

대리만족을 통한 쾌감이라는 드라마의 기능도 충족하고 있다. 역성혁명(易姓革命)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정몽주와 정도전은 ‘백성이 먼저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신념이 같았다. 각기 다른 대의가 아닌, 이전투구를 벌이는 듯한 정치권을 바라보고 있는 대중이 ‘정도전’에 환호하는 이유다.

‘용의 눈물’에서 이방원을 연기한 유동근이 이성계로 출연하며 했던 말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몇백년 전과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의 만족도, 행복지수가 낮다는 점이 그렇다”고 봤다. “새로운 정치를 여는 누군가가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는 국민이 ‘정도전’을 통해 대리만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도전’은 지금까지 공양왕의 폐위로 고려의 역사의 마지막을 내보냈다. 역성혁명을 통한 조선의 건국, 정도전이 요동정벌을 목전에 두고 이방원에 의해 죽음을 맞는 ‘순교’의 순간이 남았다.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사극이지만, 팽팽한 심리전과 연기의 신들이 선보이는 깊은 감정선들은 또 다른 긴장과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낳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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