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KBS 길환영 사장이 ‘세월호 참사’ 나흘째인 지난달 19일 생방송을 위해 사고 장소 부근에 배를 띄우고 기념 촬영까지 했다는 주장이 27일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특별법 준비위원회 3차 회의에서 “아직 배포되지 않은 KBS 노동조합 특보 내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사고 나흘째, 분초를 다투던 그 시각 길 사장이 세월호와 200m 떨어진 곳에 KBS 생방송을 위해서 배를 띄웠다고 한다. 거기까지 찾아가 기념 촬영을 했다고 한다”며 “KBS 직원들은 사진을 찍지 않으려 했는데 사장이 기왕 온 김에 찍자고 해서 휴대전화로 여러 컷을 찍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일(28일) KBS 이사회에 길 사장 해임안이 올라와있다고 한다. 해임안을 의결하기 전에 길 사장은 즉각 사퇴하고 석고대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특별법 준비위원장인 우윤근 의원도“정 의원 말이 사실이라면 국민의 공분을 넘어 천인공노할 짓”이라며 “이 부분도 철저히 진상규명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길 사장의 사죄와 사퇴를 요구했다.
박 대변인은 “KBS 노조특보를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KBS 노보에 따르면 길 사장은 지난달 19일 오전, 팽목항 바다의 KBS 임시 방송센터를 방문해 취재진을 격려한 다음 세월호 위치를 표시하는 대형 부표인 공기주머니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고 한다”며 “상식과 윤리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가족과 국민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도저히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쉬쉬하면서 증거사진을 없애고 사실 자체를 덮으려 한 자체만으로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자격 상실이다. 더 이상 KBS 사장 자리에 대한 미련을 접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같은 당 박범계 원내대변인도“정권의 착실한 파수꾼인 줄만 알았더니 영혼도 가슴도 없는 인사다. 자식 생사를 모른 채 나흘을 버틴 부모들의 통곡과 절규는 들리지 않았나보다”며“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죄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에 대해 KBS 사측은 “길 사장의 방문은 재난방송 주관사 사장으로서 사고 지점과 방송 현황을 파악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방송하는 취재진과 중계팀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며 “사진 촬영은 사장이 현장 중계팀들을 격려하고 현장을 떠나려 할 때 주변의 권유로 시작됐다.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