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가 처음으로 전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TOP 10'에 등극했다.
27일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이 발표한 전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필리핀 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가 수주잔량(CGT) 기준으로 175만7000t의 일감을 보유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9년 4월 완공 이후 5년만의 쾌거다.
한진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철강선, 석유시추선을 비롯해 동양최초의 멤브레인형 LNG선, 공기부양정, 케이블선, 쇄빙선을 건조하는 등 지금까지 국내 조선사에 있어 선구자적 역할을 했지만, 2008년 경제 불황과 중국 조선소의 약진, 치열해진 수주 경쟁 등에 밀려 순위권 밖을 맴돌아야 했다.
한진중공업은 2006년부터 추진한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완공으로 기존 영도조선소의 설비 제한으로 인한 대형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됐고,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성공하면서 세계적 조선소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수빅조선소는 그동안 영도조선소의 협소한 부지로 인해 수주전에 참가 조차 하지 못했던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수주에 성공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VLCC 시장에 첫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은 올 들어 30만t급 VLCC와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잇따라 수주하며 현재까지 총 50척(32억 달러 규모)의 3년치 조업 물량을 확보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조선소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한편, 수빅조선소는 필리핀 수빅만 경제자유구역 내 300만㎡ 부지에 설립한 글로벌 조선소로 2개의 초대형 도크와 4㎞에 이르는 안벽시설, 4기의 초대형 골리앗 크레인, 자동화기기를 갖춘 총 길이 1000m가 넘는 조립공장 등 최첨단 설비를 완비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급인 6도크는 길이 550m, 폭 135m, 깊이 13.5m에 이르며 컨테이너선 6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수빅조선소를 통해 더 높은 상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수빅조선소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조선부문 핵심사업장으로 육성하고, 영도조선소는 상선 및 고기술 특수목적선을 전문 생산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세계적 조선사로 재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