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오는 6월 한국 증시가 6번째로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에 도전하지만, 시장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지수 산출 기관인 MSCI는 매년 국가들의 선진·신흥·프런티어·독립시장 재분류 여부를 결정한다. 전 세계 6000여개 기관투자자들이 이 지수를 기반으로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오는 6월11일 새벽(한국 시각)에 이뤄지는 MSCI의 시장 재분류 발표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 증시의 경우 2009년부터 심사 대상에 포함됐지만, 선진시장 편입에 5번 연속 실패했다.
MSCI는 지난해 한국 증시를 선진지수에 편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경제발전, 시장규모, 유동성 측면에서 선진시장 요건을 대부분 충족하지만 외환거래 제한, 외국인투자등록제도(ID제도)의 경직성으로 시장 접근성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韓증시 6번째 도전…신흥시장 지위 유지될 듯
한국 증시는 이번에도 MSCI 선진시장 편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전히 원화의 역외시장 부재로 24시간 자유로운 환전이 불가능하며 외국인ID제도의 절차가 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관계자는 "전년과 비교했을 때 외환거래 제한 및 외국인투자등록제도 등 두 가지 상황 모두 진전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연내 야간 달러선물 시장이 개설되지만 제한된 시장접근성를 해소시키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당국과 공조 하에 선진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야간달러선물 시장 개설이 외환 규제 완화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이 부분을 MSCI 측에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대증권 이영준 연구원은 "MSCI 측이 언급했던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에 편입되지 못하는 이유들 가운데 해소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외환이 24시간 거래되지 않는 이상 선진시장 편입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MSCI 측에서 실제로 지수를 사용하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국 증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내용으로 설문 조사를 한다"며 "이 조사에서 '한국은 선진시장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어야지만 (선진시장 편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에 아무런 제도 변화가 없다면,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본다'는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A주 신흥시장 편입시 韓증시 영향은?
이번 분류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중국 A주의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여부다.
지난 3월 MSCI는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A주를 MSCI 싱흥시장 지수에 편입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주식시장에서 A주는 중국 국내 투자가와 일정 자격을 갖춘 해외투자가(QFII)만 거래할 수 있다. B주는 외국인 투자자가 거래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A주 전부가 MSCI 신흥지수에 편입될 경우 전세계 지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A주의 MSCI 지수 편입은 '부분 편입'이더라도 한국을 비롯한 여타 이머징 국가들에게는 부정적인 수급 요인이다.
한국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중국 A주의 신흥지수 편입은 한국으로서는 큰 위협요인"이라며 "중국 본토증시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매우 큰 호재지만 한국으로서는 신흥시장에서의 상대적인 비중 감소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연구원은 "신흥시장지수에 이미 중국이 들어와 있고 비중은 19% 정도가 되는데 A주가 모두 들어오면 28%로 늘어난다"며 "한국의 경우 다른 투자 대체재가 생기기 때문에 파이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