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전기전자산업의 설비투자 회복 여부가 앞으로 국내 설비투자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KDI는 22일 발표한 '최근 설비투자 추이분석:상장사 재무자료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DI는 생산·자본재가격 등 거시경제 변수를 이용한 실증분석을 통해 최근의 설비투자 추이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회귀분석에서 나타난 추정치를 실제 설비투자 실적치와 비교한 결과 2010년 실적치는 추정치를 크게 상회한 반면 2012년부터 2013년까지는 크게 하회했다.
2009년까지는 추정치와 실적치 간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금융위기 직후 설비투자는 7.7%나 감소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실적치와 추정치가 큰 차이를 보이는 등 거시경제 변수들만으로는 설비투자의 변동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2011년에는 실적치가 추정치를 상회하는 규모가 10조5000억원(명목 기준)이었지만 2012~2013년에는 반대로 실적치가 추정치를 12조5000억원 밑돌았다.
이같은 분석 결과는 상장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입증됐다.
특히 전기전자산업의 투자가 전체 설비투자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기전자산업은 여타 산업과 달리 2010~2011년에는 연평균 26조5000억원의 설비투자가 이뤄지는 등 예외적으로 큰 폭으로 투자가 증가했다.
이는 직전 3개년 평균 14조5000억원을 두 배 가량 상회하는 수치다. 반면 2012~2013년에는 23조5000억원으로 2010~2011년 수준을 밑돌았다.
2013년 설비투자는 21조2000억원으로 2012년 25조7000억원에 비해 4조5000억원 줄었다.
하지만 보고서는 전기전자산업의 설비투자가 2012년 이후 영업이익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줄어든 것은 투자여지를 남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업이익률이 확대되는 것은 향후 설비투자 회복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는 것이다.
전기전자산업의 2010년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140%가량 급증한 바 있다. 그 후 설비투자가 감소했지만 2013년 영업이익률은 9.6%로 2012년 7.9%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정대희 KDI 연구위원은 "올해는 대내외 경기개선, 대외 불확실성 축소 등 거시경제 여건의 개선으로 기업의 투자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전기전자산업의 영업이익률 증가는 앞으로 해당산업의 설비투자가 부분적으로 개선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는 전체 설비투자 회복세에 일정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