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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 추위·밤샘·부상...힘들었던 영화 '역린'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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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헐렁한 T셔츠, 힙합 바지, 5:5 가르마를 넘기며 “어떡하지?”라는 유행어를 낳는다. 여자를 유혹하는 방법에도, 키스 이론에도 통달했다. 그동안 배우 조정석(34)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로 불렸다. 

영화 ‘역린’(감독 이재규)에서는 다르다. 서늘한 눈빛의 살수로 왕(현빈)의 목을 노린다. 젓가락 하나로 사람을 해하고, 천연덕스럽게 수건으로 피를 닦아낸다. 월(정은채)과 남몰래 사랑도 나눴다. 날렵하게 칼날을 휘두를 때 흩날리는 머리카락이 인상적이다. 목표물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에서 ‘납득이’의 코믹함은 찾아볼 수 없다.

“‘납득이’를 벗어나기 위해 변신했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 생각은 없었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을수라는 인물에 충실했을 뿐이거든요. 하지만 ‘납득이’와 간극이 워낙 크니까. ‘납득이’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어요. 저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었던 것도 ‘납득이’잖아요. 사랑도 많이 받았고요. 부담을 가졌다면 제 역할을 능력치보다 더 못했을 거예요.”

정형화된 이미지에 거부감도 없었다. “10년 가까이 공연을 하고 있다. 다음 공연을 하면 그 전 공연의 잔상이 많이 남는다고 하더라. 하지만 나는 한 공연이 끝나면 머릿속에서 연기한 인물을 지워버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막이 내리면 다시 볼 수 없다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는 계속 볼 수 있으니 더 오랫동안 ‘납득이’ 이미지가 따라다니고 있다. 잊을만하면 추석에 방송하고, 또 잊을만하면 설에 편성된다. 평생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을수’는 자의든, 타의든 ‘납득이’를 조정석으로부터 가장 멀찌감치 분리시킨 인물이다. 조정석은 이 영화가 개봉하고 세 번이나 극장을 찾았다. 검게 그을린 피부, 일부러 그린 얼굴의 잡티까지도 다 포용했다. “분장했는데 검버섯을 뿌리더라고요. 제 얼굴을 봤는데 너무 지저분해 보여서 당혹스러웠어요. 다행히 화면에 비쳤을 땐 괜찮던데요? 을수가 그동안 살아온 환경과 인생의 역사가 보이는 것 같았어요.”

그만큼 고생도 컸다. 조정석은 한 달 넘게 비를 맞으며 구르고 넘어지고 하늘을 날았다. 칼을 날렵하게 휘두르는 것도 손목이 아릴만큼 체력에 부쳤다. “칼이 너무 무거웠다. 나중에도 힘을 아무리 줘도 칼이 들리지가 않았다. 커트하면 스태프들이 내 팔을 들어줄 정도”라는 것이다. “클로즈업을 진검으로 하니 무거웠던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죠.”

“촬영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카메라에 부딪히기도 했어요. 달려가는 신이었는데 속도를 줄였는데도 카메라에 부딪힌 거예요. 머리에 혹이 너무 크게 났어요. 다음날 병원 가서 혹 가라앉히는 주사도 맞았어요. 그래도 모서리에 부딪혔으면 찢어졌을 텐데 다행이죠.” 

추위와도 싸웠다. “비가 와서 한 테이크 가면 모든 게 얼었다. 다시 녹이고 촬영하고의 반복이었다. 머리카락까지 얼어서 너무 추웠다. 너무 추웠다. 이런 상황에서 심각한 사고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정조와 맞대결하는 장면인데 나는 처마와 밖 사이에 걸쳐 있었다. 현빈이 맞춰주려고 내 앞에 서 있는데 처마 밑이더라. 부러웠다.”

“숙소에서 자고 나면 몸이 으스러지도록 아파서 힘들었어요. 대부분 아침에 촬영이 끝나 해가 뜨면 숙소로 들어갔거든요. 오후 한 두 시에 일어나 밥 먹고 네 시에 나와 분장하고 열 두 시부터 밤샘 촬영이 시작됐죠. 너무 힘들어서 낮에 오리탕, 장어 등 보양식을 챙겨 먹었어요. 집에 있던 홍삼도 다 가져왔고요.”

고생 끝에 낙이다. 조정석은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영화가요,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영화예요. ‘볼매’라고 하죠. 많이 봐주세요”라고 청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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