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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률 감독 새 영화 '경주'...박해일·신민아를 삶과 죽음의 도시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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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영화 '풍경'(2013) '두만강'(2009) '이리'(2008) '중경'(2007) 등을 통해 주로 소외된 인간의 슬픔을 애처로운 시각으로 담아온 재중동포 장률(52) 감독이 새 영화 '경주'를 내놨다.

'경주'는 친하게 지내던 형의 장례식장에 갔다가 그 형과의 추억이 담긴 장소인 경주의 전통 찻집을 찾은 '최현'(박해일)이 찻집 주인 '공윤희'(신민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1박2일 간의 이야기다.

장 감독의 개인적인 추억에 허구를 더해 완성한 영화다.

1995년 한국을 처음 찾은 장 감독은 서울에서 며칠을 머무른 뒤 경주로 갔다. 그곳에서 신비로운 느낌의 전통 찻집에 가게 됐고, 춘화 한 점을 봤다. 장률 감독은 그때의 기억이 묘해 7년 뒤 다시 그 찻집을 찾았다. 7년 전 함께 왔던 두 명의 형은 이미 고인이 된 상태였고, 춘화는 사라졌다.

"경주라는 도시는 참 묘합니다. 어느 나라나 왕릉이 있죠. 그런데 그 능이 경주처럼 보통사람들의 삶과 그렇게 가깝게 있는 장소는 없어요. 죽음과 삶이 단절되지 않고 부드럽게 연결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장률 감독은 자신이 경주라는 도시에 와서 느낀 감정을 그대로 영화 속에 녹여냈다. 지인의 장례식을 찾은 최현은 생명을 만들어내는 과정(성관계)을 그린 춘화를 찾는다. 아름답기 만한 보문호수에는 누군가의 죽음이 있고, 최현과 공윤희는 무덤(능) 위에 올라 서로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장 감독은 "아름다움 뒤에는 다른 게 있게 마련"이라며 "경주라는 도시는 그런 느낌을 담아내기에 최적의 장소였다"고 말했다.

장률 감독은 무겁고 진지한 영화를 만드는 연출자다. '경주'와 마찬가지로 지명을 제목으로 한 영화 '중경'과 '이리' 또한 소외된 도시, 버려진 인간의 애환을 쓸쓸하게 그린 작품이다.

'경주'는 다르다. 영화에는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가 짙게 드리워져 있지만 전작처럼 어둡지 않다. 코믹한 요소들이 적지 않고, 주인공 최현과 공윤희는 진지하기보다는 엉뚱한 인물이다. 장률이 변한 것일까.

하지만 장 감독은 "앞선 영화와 '경주'는 다르지 않은 영화"라고 답했다. "다만 사람에게는 다양한 면이 있는데, 전작에서 진지한 면을 부각했다면 이번에는 엉뚱한 면을 조금 더 드러냈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 "나는 내 모든 작품이 상업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장률 감독은 늘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했다. 주류 사회에 편입하지 못하고 그 언저리를 맴도는 사람이다. 중국교포로 중국과 한국 어느 사회에도 속하지 못한 채 수십 년을 산 그의 경험이 그의 영화에 담겨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경계인으로서 장률의 자아가 크게 드러나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배신했다는 말을 하기도 해요. 하지만 사람은 당연히 배신합니다. 배신했다고 그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닌 것은 아니죠. 이번 영화는 사랑이라는 미묘한 감정을 담았으니까 관객과 전보다 더 많은 소통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명을 영화의 제목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공간에 집착한다기보다는 어떤 공간이 주는 특별한 느낌을 좋아한다"며 "그 공간에 어울리는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경주'에는 두 스타 배우가 출연한다. 박해일(37)과 신민아(30)다. 세련된 이미지의 신민아는 특히 눈에 띄는 캐스팅이다.

장 감독은 "신비로운 느낌, 여신 같은 느낌의 찻집 주인을 원했고, 그 이미지에 딱 맞는 배우가 신민아였다"고 말했다. "신민아는 외모와는 달리 진지하고 생각이 깊은 배우여서 윤희라는 인물의 내밀한 속마음을 잘 표현해낸 것 같다"고 평했다.

두 배우의 팬이었다는 장률 감독은 "특별히 티켓 파워 같은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삼십대 후반, 삼십대 초반의 대화가 잘 통하는 배우와 같은 공간에서 함께한 시간이 좋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영화에는 탤런트 김태훈, 영화감독 류승완 등이 특별출연하기도 한다.

경주라는 특별한 분위기의 도시에서 만난 두 남녀의 이야기는 6월12일부터 만나볼 수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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