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빚어진 KBS 사태가 길 사장의 사퇴 거부로 장기화되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20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전날부터 이날 밤 12시까지 계속할 예정이던 한시적 제작 거부 투쟁을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제작 거부가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한 반성에서 비롯된만큼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취재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은 제작 거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KBS 기자협회의 제작 거부로 '뉴스광장' '뉴스9' 등 일부 보도프로그램들이 축소되거나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되는 등 방송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투쟁이 계속될 경우 추가적인 방송 차질도 불가피하다.
KBS 기자협회는 이길영 KBS 이사장 등 일부 여당 추천 이사들을 만나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폭로한 '길환영 사장 보도 개입 사례'에 대한 협회 차원의 진상 조사 결과를 전달했다. 21일에는 '기자협회 총력 투쟁 결의대회' '광화문광장 1인 시위' 등을 벌인다.
이길영 이사장은 '선(先) 방송 정상화'를 주문하며 "협회 대표단의 엄중한 인식을 이해하며 사태 해결 필요성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고 답했다. KBS 이사 11명은 21일 오후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제출한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 상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KBS PD협회도 제작 거부 투쟁에 뜻을 모으고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D협회는 전날 길 사장을 제명 처리했다. KBS 드라마 PD 70명은 "청와대가 KBS의 자존심을 당당하게 박살 내는 상황에서 드라마적 재미와 감동을 고민하는 것이 너무도 부끄럽다"며 길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K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KBS노동조합은 이날 이사회 간담회장 앞에서 길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피케팅 시위를 했다. 21일 오전 길 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과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이어 전국 동시 실국총회를 열 예정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 40여명은 이날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한편 길 사장은 21일 오전 '사장의 특별담화 사내 방송'을 통해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