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4번 타자 박병호(28)가 5월에만 벌써 10개의 아치를 그리며 화끈한 상승세를 과시했다.
박병호는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해 2회말과 5회말에 각각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2회에 터뜨린 홈런은 팀에 선제점을 안겼고 2-1로 근소하게 앞서던 5회에 나온 홈런은 한화의 추격의지를 한풀 꺾어놓은 쐐기포였다.
특히 5회에 터진 대포는 넥센 전광판 상단을 그대로 직격하는 135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박병호의 힘을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경기 전까지 14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던 박병호는 이날 2개의 대포를 추가, 홈런부문 단독 1위를 굳혔다.
개막 후 4월까지 출전한 24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는 이날 경기 포함 5월 14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1.4경기 당 1개씩 홈런을 때려냈다.
넥센이 5월 잔여게임이 10경기나 남았다는 점과 박병호의 뜨거운 페이스를 생각하면 프로야구 한 달 최다홈런인 15개를 넘어서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프로야구 월별 최다홈런인 15개를 기록한 선수는 2명에 불과하다. 이승엽(삼성)이 1999년 5월과 2003년 5월에 각각 15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SK의 김상현(당시 KIA)은 2009년 8월에 대기록을 세웠다.
시즌 초반부터 몰아치기를 시작한 박병호가 정규리그 내내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간다면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40홈런 고지도 가뿐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야구에서는 2010년 이대호(44개)를 끝으로 40홈런을 넘어선 선수가 없다.
경기 후 박병호는 "오늘 실투를 놓치지 않은 것이 홈런으로 이어진 것 같다.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며 "주말 경기에서 감이 좋지 않았는데 첫 타석부터 홈런이 나와 다행이다"고 웃었다.
홈런 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기록에 연연하는 순간 큰일난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홈런 수에 집착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쁜 성적을 거뒀을 것이다.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선 적이 없다"며 "다만 장타가 많이 나오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복근 등 코어근육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근육량이 늘어나면서 체중도 늘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