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개막전에서 대승을 거뒀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오후 7시15분(한국시간) 베트남 호치민의 통낫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얀마와의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12-0으로 이겼다.
기분 좋게 대회를 시작한 한국(1승·승점 3)은 아직 1차전을 치르지 않은 중국과 태국을 제치고 B조 1위로 올라섰다. 미얀마(1패)는 최하위다.
사상 첫 여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고 있는 한국은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며 목표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역대 최고 성적은 지난 2003년 기록한 3위다.
골잔치를 벌였다. 한국은 나란히 해트트릭을 달성한 전가을(현대제철)과 조소현(현대제철)을 비롯해 무려 7명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12골을 몰아넣었다.
12골은 한국 여자대표팀의 경기 기록이 집계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역대 세 번째 최다골 기록에 해당한다. 2009년 여자 동아시아선수권 예선에서 북마리아나를 상대로 19-0으로 승리한 것이 현재 최고 기록이다. 2위는 1999년(홍콩전)과 2008년(말레이시아전) 이 대회에서 만들어낸 14골차(이상 14-0 승) 승리다.
한국은 지소연(첼시 레이디스)·박은선(서울시청)·여민지(스포츠토토)로 구성된 '공격 삼각편대'를 앞세워 미얀마 격파에 나섰다.
지소연이 대량 득점의 포문을 열었다. 전반 4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잠시 잠잠하던 골 행진을 박은선이 이어갔다. 전반 17분 김혜리(현대제철)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선 박은선이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전반 30분이 넘어가며 본격적인 화력이 발휘됐다. 약 15분 사이 박희영(스포츠토토·전 33분)·전가을(전 36분 40분)·박은선(전 43분)·조소현(전 48분)이 5골을 추가하며 7-0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에도 한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권하늘(부산상무·후 13분)·조소현(후 16분 37분)·전가을(후 18분)·여민지(후 31분) 등이 4골을 보태며 축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12점 차 승리를 완성시켰다.
경기를 마친 윤 감독은 "미얀마를 얕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하라는 주문을 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며 "경기 일정이 빽빽하기 때문에 내일은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0으로 대승했지만 스코어보다는 첫 경기를 잘 풀어갔다는데 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분위기를 살려 대회 기간 내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오는 17일 같은 장소에서 태국과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18회째를 맞은 AFC여자아시안컵에는 총 8개국이 참가했다. 4개국씩 두 그룹(A·B조)으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팀이 4강에 진출해 우승팀을 가린다.
이번 대회에서 5위 안에 들면 내년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2015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미얀마·중국·태국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일본·호주·베트남·요르단은 B조에서 경쟁한다.
A조 개막전에서는 개최국 베트남이 요르단을 3-1로 물리쳤다. 일본과 호주는 2-2로 비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