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케이티 페리가 으르렁거려도 리리(리아나)는 꿈쩍 안 해. 퀸 비(비욘세)가 다시 나타났네. 로드는 피비린내를 맡고, 널 죽여줄 준비가 됐어. 걔는 건드리면 안돼, 이제 갓 데뷔했는데. 우리 모두 가가(레이디 가가)를 구경하고, '하하'하고 웃지. 제가 순교자라도 되는양 예술에 목을 매네. 디바들의 세계에서 2인자가 돼서는 안되지. 그 왕관 이리 내놔. 내가 너의 구세주 '쉬저스'가 될거야."
사랑스런 목소리로 신랄한 독설을 내뱉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릴리 알렌(29)이 5년 만에 워너뮤직을 통해 정규 3집 '쉬저스(SHEEZUS)'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쉬저스'에서 케이티 페리, 로드, 리아나, 레이디 가가, 비욘세 등 톱 여성 뮤지션들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팝 시장에서 여성 아티스트들끼리 이유 없는 무리한 경쟁을 벌이는 현실을 비판한다.
노래를 만들기 전부터 컴백 앨범의 타이틀로 점찍었다는 이 곡은 오랜 부재로 인한 자신감 결여를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쓴 곡이다. 부드러운 미디엄 템포의 힙합이다.
앨범 타이틀이기도 한 '쉬(She)'와 '지저스(Jesus)'를 합성한 제목은 힙합스타 카니예 웨스트(37)의 6집 '이저스(Yeezus)'에서 따왔다. 드레이크, 켄드릭 라마 등 힙합스타들과 작업한 힙합 프로듀서인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신예 DJ 다히가 참여했다.
워너뮤직은 "알렌이 강한 확신과 신념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는 웨스트의 모습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앨범 제목을 정했다"고 밝혔다.
오랜 동지인 프로듀서 그렉 커스턴이 역시 함께 한 이번 앨범에는 이밖에 지난해 말 영국의 백화점 크리스마스 광고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곡으로 UK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섬웨어 온리 위 노(Somewhere Only We Know)'와 연예계의 지난친 성상품화를 비판한 '하드 아웃 히어(Hard Out Here)', 몽환적인 분위기의 '에어 벌룬(Air Balloon)', 파티퀸인 자신의 철학을 담은 '아워 타임' 등이 실렸다.
이 앨범은 발매와 동시에 UK 앨범차트 1위를 차지하며 그녀의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2005년 마이스페이스에 올려놓은 음악들이 화제가 되면서 음반을 내게 된 알렌은 온라인을 통해 음악을 알리는 '어린 싱어송라이터'의 시대를 연 첫 아티스트라 평가받는다.
세계에서 300만장 이상이 판매된 2006년 데뷔앨범 '올라이트, 스틸(Alright, Still)'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세계 여러 차트 1위를 차지한 싱글 '스마일(Smile)'을 비롯해 'LDN', '리틀스트 싱스(Littlest Things)' 등 소녀다운 발랄함과 소녀답지 않은 대담함을 고루 품은 노래들로 인기를 끌었다.
일렉트로 팝이 담긴 2집 '이츠 나우 미, 이츠 유(It's Not Me, It's You)' 역시 성공을 거뒀다. 국내에서 특히 인기를 끝 'F***k 유'를 비롯해 UK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더 피어(The Fear)' 등이 주목 받았다.
연이은 성공에 따른 바쁜 스케줄과 미디어의 지나친 관심으로 지쳐가던 알렌은 두 차례 유산을 겪으며 2010년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인테리어 디자이너 샘 쿠퍼와 결혼, 두 자녀를 낳고 가정에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