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오랜만에 대표팀 경기를 뛰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 더 배워나가도록 하겠다."
약 8년6개월 만에 국가대항전을 소화한 박은선(28·서울시청)이 초심을 외쳤다.
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3시 경기도 파주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베트남과의 연습경기에서 5-0 완승을 거뒀다.
포문은 박은선이 열었다. 그는 경기시작 1분 만에 조소현(26·현대제철)의 패스를 받아 베트남의 골망을 갈랐다.
박은선의 선제골에 베트남은 기가 꺾였고, 한국은 이후 4골을 더 몰아치며 '골잔치'를 벌였다.
경기를 마친 박은선은 "(골을 어떻게 넣었는지)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득점을 올리긴 했지만 오늘 좋은 패스를 많이 받았는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며 "2005년 중국을 상대로 골을 넣고 정말 오랜만에 (대표팀에서)득점을 기록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입장에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박은선은 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가 실제로 국가대항전에 나선 것은 지난 2005년 8월6일 일본전 이후 약 8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 시즌 WK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긴 했지만 박은선에게 대표팀 유니폼은 아직 낯설다.
박은선은 "굉장히 의미 있고 재미있는 경기였다. 실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오랜만에 대표팀 경기를 뛰는 만큼 잘 적응을 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지)소연·(권)하늘·(유)영아 등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내가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는 가장 나이가 많다. 하지만 모자라는 부분이 있다면 후배들에게도 배울 수 있다"며 "내가 아는 것은 가르쳐주고 부족한 부분은 배우겠다. 최대한 빨리 팀에 적응해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국가대표 박은선은 다음달 14일부터 베트남 호치민에서 진행되는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박은선은 "오늘 함께 경기를 뛰며 대표팀의 공격 루트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다. 어느 정도 답이 나온 것 같다"며 "내가 키가 큰 편인데 굳이 크로스를 안 해도 골을 넣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나 뿐만 아니라 대표팀 공격진들의 전체적인 기량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박은선과 함께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 지소연은 소속팀 첼시 레이디스(잉글랜드)의 일정 문제로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 3경기밖에 뛸 수 없다.
이에 대해 박은선은 "소연이도 나와 함께 뛰는 것에 상당히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지소연은 득점력도 뛰어나고 패스능력도 좋다.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소연이가 없다고 해도 대표팀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다른 선수들도 똑같이 노력하고 있고 서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대표팀의 조직력에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